가덕도신공항, 숫자 공방에 적기 개항 물 건너가나?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 계획 마무리 단계…"연내 발표" 정상화 의지 보여
이르면 이번 달 안에 발표 가능성도 제기
공사 기간은 기존 84개월에서 연장 불가피…현대건설 제시한 108개월보다는 짧을 듯
사업 1년 넘게 표류하고 공기까지 연장…조기 개항·안전성 모두 놓칠 위기

가덕도신공항 조감도. 부산시 제공

국토교통부가 표류하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을 정상화하기 위한 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쟁점이던 공사 기간은 기존 조건보다 1년 이상 길어질 거라는 전망이 높아 결국 1년 넘게 숫자 공방만 반복하다가 조기 개항과 안전성 모두 놓칠 위기라는 비판이 나온다.[관련기사=

17일 CBS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조만간 가덕도신공항 건설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할 계획에는 전반적인 사업 개요 등 입찰 조건과도 직결되는 내용이 담긴다. 연내 재입찰 등 행정 절차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이르면 이번 달 안에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거라는 예상도 나온다.

가장 큰 쟁점이던 공사 기간은 기존 국토부 입찰 조건인 84개월보다 1년 이상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현대건설이 제시한 108개월을 넘지는 않을 거라는 예상이 많다. 이 때문에 확정 공사 기간은 100개월 안팎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국토부는 정상화 방안이 마무리 단계인 것은 사실이지만, 정확한 발표 시점은 미정이라고 전했다. 공사 기간 역시 확정 사항이 없다며 다소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다만 '연내 재입찰' 등 사업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는 내비쳤다.

국토교통부 가덕도신공항건립추진단 관계자는 "애초 계획대로 올해 안에 정상화 방안을 발표하고, 연내 재입찰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라며 "공사 기간 등 구체적인 계획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언급할 만한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애초 국토부는 지난해 84개월 공사를 입찰 조건으로 내걸고 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해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뒤늦게 '108개월' 공기를 고집하며 맞섰고, 결국 지난 5월 사업에서 완전히 발을 뺐다.

이후 가덕도신공항 건설 공단이 현대건설보다 더 긴 111개월 공기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지역 사회에서는 공사 기간을 놓고 갈등과 잡음, 비판이 끊임없이 오갔다.

공사 기간을 두고 갈등만 커질 뿐, 정작 첫 삽은 뜨지도 못하면서 현대건설이 철수한 뒤로도 6개월 넘게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건설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시점을 기준으로는 1년 넘게 공회전하고 있다.

연내 착공이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은 물론, 현대건설이 철수하면서 발생한 사업 표류 기간을 고려하면 신공항 개항은 기존 계획보다 훨씬 늦어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안전성을 문제로 공기를 연장하고도 개항 시점에 쫓겨 공사를 서두를 경우 결국 '적기 개항'과 '안전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게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부산지역 시민사회단체는 공사 기간이 아닌 착공이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하며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면 합리적인 수준을 정해 사업을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공항과 거점 항공사 추진 부산시민운동본부 박재율 상임대표는 "공사 기간이 84개월보다 길어질 거라는 전망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아쉬움과 실망감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일부 공기 연장이 불가피하다면 이를 최소화하고, 하루빨리 입찰을 진행해 첫 삽을 뜨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사업자와 계약에 문제가 생기면 작업을 처음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 신공항뿐만 아니라 모든 국책 사업이 다 마찬가지"라며 "사업을 최대한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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