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잠 자고, 주말엔 쉬고 싶다" 새벽배송 두고 사회적 합의 요구한 노조

전국 택배노동조합 등 노동 단체, '새벽배송' 문제 제기하며 개선 요구

택배노동의 과로를 막기 위해 새벽배송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친 노조. 심동훈 기자

쿠팡 등 플랫폼기업의 '새벽배송'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북 노동단체가 택배노동자의 과로를 막기 위한 사회적 합의 마련을 촉구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전북지부 등은 17일 오전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소비자 편익과 산업 발전을 명분으로 생명이 희생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외쳤다. 
 
노조는 "대다수 언론에서 노조가 새벽배송 폐지를 요구한다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며 "우리의 요구는 새벽배송 폐지가 아니라 사람의 생리에 맞는 노동을 함으로써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자는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무한 속도 경쟁 속에서 택배 노동자들이 갈려나가고 있다"며 "더 이상 사람을 죽여가며 돈을 버는 구조는 유지되지 않아야 한다. 지속가능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벽배송 노동자들은 새벽 내내 분류장과 배송지를 오가며 마감 시간에 쫓기는 고강도 노동을 반복하고 있다"며 "심야 노동은 국제적으로도 2급 발암물질로 규정된 위험한 노동임에도 생명보다 속도를 강조하는 환경 속에서 노동자들이 방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이 과정에서 노동자의 사망이 개인 책임으로 간주되면서 아무도 책임지지 않지만, 노동자의 사망을 기반으로 플랫폼 기업 등은 막대한 이윤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택배노동의 과로를 막기 위해 새벽배송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친 노조. 심동훈 기자

노조는 지난 9월 26일 정부와 노동자, 택배사와 소비자 등이 참여하는 3차 사회적 대화 기구의 출범을 언급하며 더 이상 일터에서 죽는 일이 없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지난 1·2차 합의에서는 '분류작업 해방'과 '노동시간 규제'라는 성과를 거두었으니, 이번 3차 합의에서는 '심야배송'과 '365일 배송'이라는 구조가 바뀌어야 한다"며 "밤에는 잠을 자고 주말엔 쉴 수 있는 대한민국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외쳤다. 
 
그러면서 "故정슬기 씨를 비롯한 많은 노동자들이 매년 '개처럼 뛰다'가 사망했다"며 "더 이상 죽음을 방관하지 말고 정부와 국회, 그리고 시민단체가 힘을 모아 죽음의 노동을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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