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 부상의 근본 원인은 '반복된 과부하'
"무릎은 체중을 직접 받는 관절입니다. 평소 걷기는 괜찮은데 강하게 뛰면 인대와 근육이 충격을 버티지 못해요. 결국 달리기 부상 대부분은 반복된 과부하로 생깁니다."
김 원장은 무릎 통증이 발생했을 때 '달릴지 말지' 판단 기준을 명확히 제시했다.
"일상생활은 괜찮은데 뛰면 아프고, 뛸 수 있는 거리가 15km→10km→5km처럼 점점 줄어든다면 치료가 필요합니다. 보통 통증은 2~3일 쉬면 좋아지고, 늦어도 2주 이내 회복됩니다. 2주가 넘어도 회복되지 않으면 반드시 진료를 받으세요."
'장거리'보다 주의해야 할 '고강도'
러너들 사이에서 흔히 '장거리=부상 원인'으로 오해하지만, 김 원장의 진단은 달랐다."짧아도 빠르게 달리면 단기간에 부하가 크게 걸립니다. 장거리를 천천히 뛰는 건 오히려 안전해요."
- 부상 위험이 높은 환경
- 트랙의 커브 구간: 편측 스트레스 증가
- 보도블록, 울퉁불퉁한 흙길: 충격 증가
- 시멘트 바닥(콘크리트): 충격 증가(가장 위험)
- 부상일 때 추천하는 환경
- 아스팔트, 우레탄, 트레드밀(부상일 때는 평소보다 1~2단계 낮춰서)
러너 무릎 통증의 90%를 차지하는 4대 부위
"무릎은 슬개골 주변으로 인대가 사방으로 붙어 있어요. 통증은 반드시 특정 지점에서 시작하고, 초기에는 한 군데에 집중됩니다. 그 부위를 찾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① 슬개건염(무릎뼈 아래) — 점퍼스 니(Jumper's Knee)
강하게 무릎을 펴는 동작과 착지 충격에 민감한 부위다.
대처법: 과부하가 원인이므로 휴식과 아이싱이 필수
② 내측인대염(MCL) — 러너에게 가장 흔한 통증
무릎 안쪽을 눌렀을 때 아프면 대부분 이 부위의 문제다.
"이 곳이 부어 있으면 즉시 달리기를 멈춰야 합니다."
대처법: 통증이 있어도 강도를 낮추면 러닝 가능
트랙 훈련이나 커브 반복 시 잘 발생한다.
"이 부상은 오래 갑니다. 무릎을 구부렸다 펴는 각도에서 마찰이 일어나기 때문에, 초기에 무릎을 일자로 고정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처법: 구부렸다 펴는 동작 금물, 무조건 일자로 유지해서 일어나기
④ 거위발건염 — 무릎 안쪽 아래의 극심한 통증
세 개의 힘줄이 붙는 곳으로, 통증이 매우 강하다.
"못 걸을 정도로 아파서 응급실에 오는 분도 많아요."
대처법: 4~5일 충분히 쉬고 얼음찜질 필수, 구부렸다 펴는 동작 피하기
무릎 보호대보다는 스트레칭으로 예방
"요즘 전부 밴드를 차고 뛰는데, 대부분 유행입니다. 부상 예방 목적이면 전혀 필요 없고 오히려 불편해요. 정말 대회를 어쩔 수 없이 뛰어야 하는 상황에서, 부상이 있을 때만 흔들림을 잠깐 잡아주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겁니다. 평상시 착용은 권하지 않습니다."
김 원장은 보호대보다는 스트레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러너는 달리기만 하다 보니 스트레칭 시간이 부족합니다. 평소 고관절, 허벅지, 종아리 근육을 틈틈이 풀어줘야 합니다. 특히 등이 굽지 않게 한 상태에서 고관절만 접어 당기는 스트레칭이 중요해요."
기록은 쫓는 것이 아니라 따라오는 것
"마라톤은 기록 경기지만, 기록에 집착하면 몸을 망칩니다. 건강한 기록은 '내가 쫓아가는 기록'이 아니라 '열심히 하다 보면 저절로 따라오는 기록'입니다. 건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뛰어야 합니다. 오래 뛰는 게 목표라면, 아프지 않게 뛰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입니다."
마라톤 풀코스와 100km 울트라 마라톤을 수차례 완주하면서도 큰 부상 없이 달려온 정형외과 전문의의 조언이다. 그의 말처럼, 오래 달리고 싶다면 서두르지 말고 몸의 신호에 귀 기울이는 것이 먼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