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김민수 "관세협상은 굴종세트…말잔치로 국민 기만"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이 8월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이 14일 공개된 한·미 정상회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를 두고 '굴종세트'라며 "이재명정권이 또다시 화려한 말잔치와 감성팔이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고 혹평했다.
 
특히 핵추진 잠수함 건조 승인이 명문화된 것과 별개로 건조 장소가 명확히 명시되지 않은 점을 놓고 "국민은 핵잠수함이라는 정치적 구호를 원하지 않는다. 대한민국에서 건조한다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하길 바란다"라고 쏘아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팩트시트 공개 이튿날인 15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팩트시트에 구체적인 문장 하나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 "대미투자 3500억 불, 항공기 구매에 360억 불, 미국산 무기구매에 250억 불, 주한미군 지원비 330억 불 등 국민 혈세와 기업 부담으로 미래세대가 짊어질 빚으로 '땜빵' 친 굴종세트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구체적으로는 '한국과의 교역 규모 이상의 반도체 교역에 대한 미래 합의에서 제공될 조건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받기로 한 반도체 관세가 어떻게 '성공한 협상'일 수 있냐고 되물었다.
 
김 최고위원은 "(그래서) 반도체 관세는 대체 얼마라는 것인가. 결국 미국이 미래에 내리는 결정을 그대로 좇겠다는 '백지 위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전 세계가 무(無)관세로 거래하는 전략 산업"이라며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라는 상대평가식 관세조항은 한국 반도체에 대한 관세가 타국의 관세에 자동으로 연동됨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국내 수출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 산업을 미국에 구조적으로 종속시킨 조치나 다름없다는 주장이다. "우리 경제 심장을 내 손으로 꺼내 미국 손아귀에 쥐어준 것"이라는 표현도 나왔다.
 
김 최고위원은 "(대만 등) '해당국에 대한 관세가 올라가면 언제든 따라 올라갈 수 있다'는 협상이 세상천지 어떤 국가 간에 존재하나"라고 따졌다. 이같은 반도체 관세 협상이 확정될 경우, 국내 반도체 기업의 해외투자 방향, 생산기지, 공급망 위치 등을 미국의 통제 아래 두는 포석이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통화스와프 없이, '연 최대 200억 달러'의 대미투자(총 3500억 달러)가 결정된 점도 도마 위에 올렸다. 이는 외환정책의 3가지 핵심 조건(규모·수단·타이밍)을 모두 미국에 내어준 꼴이라는 게 김 최고위원의 입장이다.
 
그는 "물론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될 경우, 한국은 조정을 요청할 수 있고 미국은 신의를 갖고 검토한다고 돼있다. 하지만 검토는 '의무'가 아니다"라며 "미국이 '노(No)'라고 대답할 공간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승인 여부에 따라 한국 외환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김민수 최고위원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아울러 미국이 자동차 부문의 주축인 '픽업트럭' 관세장벽을 그대로 방어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미국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자동차 5만대 수입 상한을 없애기로 한 점 등의 '불균형'도 짚었다. 김 최고위원은 "정부는 대기업 회장을 불러 '감사하다'는 인사를 시키며 국민을 속일 게 아니라 팩트시트의 위험성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이 수많은 비용에 대한 재정계획과 외화 조달계획은 있나"라며 정부에 관련 내용을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동시에 관세협상 결과가 국회 비준 동의 대상이라는 입장도 재확인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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