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AI 문명을 만나다…"AI가 몸을 가지면 감정도 흉내"

조성실 목사 "AI는 이미 문명사적 전환기"
손달익 목사 "노동 해방 의문, 교회는 성령의 역사"
정재승 교수 "AI가 몸을 가지면 감정 표현도"
손화철 교슈 "AI 기술 일정한 거리두기 필요"

[앵커]

AI 기술 문명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정체성을 지키며 세상과 공존할 수 있을까.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목회 환경의 변화, 철학적 고민까지 AI가 바꾼 변화 속에서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습니다.

최창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장소) 제3회 문화예술목회포럼 '교회, AI 문명을 만나다'
10일 서울 강남구 서울교회

'목회 환경 속에서의 AI'를 주제로 강의를 맡은 조성실 장신대 교수는 AI 문명을 사는 목회자들이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외면하기보다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의도와 관계없이 인공지능은 이미 문명사적 전환기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겁니다.

[조성실 장신대 객원교수 / 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장]
"지브리 스타일로 프로필 사진을 만들고 영상을 만들고 이런게 저품질 AI 시대입니다. 앞으로 점점 더 발전하면 어떻게 되는가. 0인 기업의 시대. 회사가 있는데 직원수가 한명도 없는, 있어봐야 관리자 1명이 있는 기업이 매출을 발생시키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조성실 교수는 비행기 부조종사를 의미하는 '코파일럿'을 붙여 AI 기술을 '목회 코파일럿'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조성실 장신대 객원교수 / 교회와디지털미디어센터장]
"우리가 흔히 인공지능을 바라볼 때 두려운 마음이 드는 이유는 뭐냐면 얘가 나를 대체하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입니다. AI는 인간의 대체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사역의 능력치를 확장시켜 준 역할을 한다는 거죠."

손달익 서울교회 목사는 '기술 시대의 교회 영성'이란 주제의 설교를 통해 AI 기술이 인간을 혹독한 노동에서 해방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손달익 담임목사 / 서울 강남구 서울교회]
"영국 해군 병력 수가 줄었는데 해군 본부에 근무하는 사람은 더 많아졌데요. 일이 적어졌다고 해서 사람이 적어지는 게 아니더라. 다른 여러 부작용도 있겠지만 적어도 노동으로부터 해방시켜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데 과연 그대로 될 것인가 의구심이 생겨나게 됩니다."

손달익 목사는 교회 사역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 습득이 아니라 성령의 역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손달익 담임목사 / 서울 강남구 서울교회]
"(43년 목회 동안) 프로그램 안 해 본 게 없습니다. 저도 온갖 걸 다 해봤는데 백약이 무효할 때가 많았는데 관건은 성령과 함께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세속 사회에서 개발시켜 준이 문명을 성령의 감동된 사람들의 손으로 사용할 때 다윗의 물맷돌이 되게 해 주실 줄로 믿습니다."

뇌과학자로 유명한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는 인간이 감정을 가지는 건 '몸'이 있기 때문이라며 AI가 로봇의 형태로 몸을 가지게 되면 임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술철학을 전공한 손화철 한동대 교양학부 교수는 AI 기술의 이면에 숨겨진 유령 노동자와 같은 윤리적 문제, 막대한 에너지 소비 등 환경 문제에 대해 교회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기술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관찰을 통해 성숙한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CBS뉴스 최창민입니다.

[영상 기자 정용현]
[영상 편집 이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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