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연중 전고점인 최근 1480원대를 위협하며 오르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과 한미 팩트시트가 발표된 뒤 1450원대로 내려오는 등 롤러코스터를 탔다.
1474원~1452원…롤러코스터 환율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0.7원 내린 1457.0원에 주간거래를 마쳤다. 하루 전 장중 1475.4원까지 치솟으며 지난 4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가 이날도 장초반 1474.9원까지 뛰어오른 뒤 큰 폭 하락했다. 장중 변동폭이 21.9원(1452.40~1474.30원)에 달했다.최근 환율 상승은 서학 개미 달러 수요와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이 순매도세를 보이는 것이 한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일본 정부가 재정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엔화 약세가 계속되고 있고, 이에 원화가 동조하는 모양새였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155엔까지 오르며 9개월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었다.
우리은행 민경원 연구원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미국 주식투자가 이어져 개인을 중심으로 한 환전 수요가 꾸준히 발생하는 가운데 수입업체의 결제 수요도 유입되며 환율 상승 재료가 산적한 상황"이라며 "여기에 엔화의 약세가 달러 강세를 견인하면서 강달러에 베팅하는 역외 롱플레이가 환율 레벨을 여전히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구두 개입·팩트시트…안정 찾을까
환율이 1450원대로 내려온 건 당국의 구두 개입 영향으로 분석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당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이억원 금융위원장,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시장상황점검회의를 개최했다.이들은 "해외투자에 따른 외환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경우, 시장 참가자들의 원화 약세 기대가 고착화돼 환율 하방 경직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해 대처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고 공감했다. 이어 "국민연금과 수출업체 등 주요 수급주체들과 긴밀히 논의해 환율 안정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같은날 외국인 투자자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천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했음에도 환율이 하락세를 유지했다는 점도 주목받고 있다.
한미 협상에 따른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도 환율 안정의 계기로 작동할지 주목된다. 팩트시트에는 외환시장 안정 항목이 포함됐다. 특정 연도에 연간 200억달러 초과 액수의 조달을 요구받지 않을 것에 동의하고, 달러 매입이 아닌 조달 방식도 담겼다.
한편, 달러화는 미국 셧다운 해제에도 불구하고 이후 발표될 경제 지표와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에 다소 약세를 보이기도 했다. 달러 인덱스는 이날 99선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