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이 역사적인 부산 홈 경기 첫 승을 신고했다. 또 다시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을 잡으며 천적으로 떠올랐다.
OK저축은행은 13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20-25 25-20 18-25 27-25 15-6)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9일 홈 개막전에서 대한항공에 당한 1-3 패배의 아쉬움을 씻었다.
연고지 이전 이후 2경기 만에 첫 안방 승리를 팬들에게 선물했다. 2013년 창단한 OK저축은행은 경기도 안산에서 올 시즌을 앞두고 연고지를 부산으로 이전한 바 있다.
디미트로프가 양 팀 최다 25점을 올렸다. 전광인은 19점으로 친정팀에 비수를 꽂았고, 차지환은 두 선수보다 높은 53.13%의 공격 성공률로 18점을 올리며 상대 블로킹을 분산시켰다.
현대캐피탈은 1라운드 홈 경기에 이어 이번에도 OK저축은행에 졌다. 주포 레오가 25점, 허수봉이 17점으로 분전하고 전광인과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신호진도 11점을 올렸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OK저축은행은 벼랑에서 기사회생했다. 세트 스코어 1-2로 뒤진 4세트에도 24-25 매치 포인트에 몰렸지만 신호진의 서브 범실과 전광인의 블로킹으로 역전을 만들었다. 이어 허수봉의 공격 범실로 승부는 마지막 5세트로 이어졌다.
기세가 오른 OK저축은행은 전광인, 디미트로프의 강력한 서브가 터지면서 승기를 잡았다. 디미트로프의 블로킹으로 대역전승을 마무리했다.
지난 9일 대한항공과 경기 뒤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은 현대캐피탈과 경기에 대해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현대캐피탈의 리시브 효율은 23%에도 못 미쳤고, OK저축은행은 30.86%를 기록했다.
여기에 대한항공전에서 7점으로 부진했던 차지환이 살아났다. 1라운드에서 차지환은 무려 21점을 쓸어 담아 25점의 디미트로프와 쌍포를 이루며 승리를 이끈 바 있다.
OK저축은행은 승점 2를 챙겨 승점 9(3승 4패)로 4위를 달렸다. 현대캐피탈은 승점 1 추가에 그치며 승점 12(4승 2패)로 3위에 머물렀다.
여자부 페퍼저축은행도 '디펜딩 챔피언' 흥국생명을 또 제압했다. 단독 2위로 올라서며 만년 최하위팀의 돌풍을 일으켰다.
페퍼저축은행은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홈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1(25-22 23-25 28-26 25-23)로 이겼다. 지난 시즌 흥국생명에 1승 5패 열세였지만 올 시즌에는 벌써 2연승이다.
5승 3패, 승점 13이 된 페퍼저축은행은 현대건설(3승 3패, 승점 11)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는 승점 16(6승 1패)의 한국도로공사다.
일본인 아시아 쿼터 시마무라가 이날 블로킹 5개를 합해 25점에 공격 성공률 68.97%로 펄펄 날았다. 주포 조이도 양 팀 최다 33점을 올렸고, 박정아도 11점으로 거들었다.
흥국생명은 주전 미들 블로커 이다현이 손가락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이기지 못했다. 레베카가 24점, 김다은이 11점으로 분전했지만 흥국생명은 2승 5패(승점 7)로 6위에 머물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