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13일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가협) 회원들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며 "국민은 어머니들의 오랜 세월 각고의 노력과 고통스러운 삶의 역정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찬 모두발언에서 민가협을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산증인, 역사와 같다"고 설명하며 "고통스러운 투쟁 현장에 어머니들이 가장 먼저 달려와 주셨고, 몸을 아끼지 않고 싸워주신 덕분에 대한민국이 전 세계가 바라보는 민주적인 나라로 성장하고 발전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말을 마친 뒤에는 자리에서 일어나 참석자들을 향해 90도로 인사했다.
이어 과거 국가폭력 피해자 가족들이 겪어온 희생을 언급하며 "앞으로 또 이 나라가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우리 어머니들이 더이상 현장에서 고통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가족들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서 희생당하고 그 때문에 일생을 바쳐서 길거리에서 싸워야 되는 그런 상황이 다시는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의미에 대해 "추상적인 것 같지만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체험적인 현장적인 주제"라고 설명하며 "구성원 모두가 자유로운 환경 속에서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국가 발전의 가장 큰 토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수의 잘못된 사람들, 집단 때문에 정말 별것 아닌 욕망 때문에 너무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언제나 빚진 감정이고 죄송하다는 생각을 했다"며 "그 마음 잊지 않고 여러분에게 지금 이 순간부터라도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자부심 가지고 일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순덕 민가협 상임의장은 답사에서 "바쁘심에도 불구하고 우리 민가협 어머니들 불러주셔서 대단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 상임의장은 이 대통령과의 옛 인연을 떠올리며 "변호사 하실 때 사무실에 가서 차 한잔하고 식사도 했는데, 그때는 아주 청년이셨다. 아주 미남이셨다"고 말해 좌중에 웃음이 번지기도 했다.
또한 "민가협이 40주년인데, 다 돌아가시고 아프시고 해서 어머니들 몇 분 안 계시다 보니 고민이 많았다"며 "기록이 별로 없는 걸 다 찾아내며 백서·사진첩 등을 준비하고 있다. 대통령께서도 많이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민가협은 1970~80년대 주요 시국사건 관련자 가족들이 1985년 결성한 단체로, 다음 달 창립 40주년을 맞는다. 민주화 이후에도 양심수 석방, 고문 근절, 국가보안법 문제, 노동·인권 현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을 이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