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엡스타인의 범행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12일(현지시간) 공개됐다.
헤지펀드 매니저 출신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지난 2019년 미성년자 성 착취 혐의로 수감 중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다만 엡스타인이 체포된 뒤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도 친분이 있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과 한때 친분이 있었지만 이후 결별했고, 엡스타인의 미성년자 성 착취건과 관련해 어떠한 관련도 없다고 강하게 부인해왔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미 하원 감독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법무부가 제출한 '엡스타인 파일'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이메일 3통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엡스타인은 2011년 4월 여자친구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그(트럼프 대통령)가 내 집에서 내 피해자 중 한 명과 여러 시간을 보냈고, 이건 단 한번도 언급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한 엡스타인은 2015년 언론인 겸 작가 마이클 울프와 당시 공화당 대선 예비경선을 앞두고 '트럼프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2019년 체포 직전에는 당시 현직 대통령이던 트럼프를 언급하며 "그 소녀들에 대해 알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 하원 감독위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캘리포니아)는 이번에 공개된 이메일과 관련해 "백악관이 또 무엇을 숨기고 있을지에 대해, 또 엡스타인과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명백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이메일 속 피해자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 착취건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진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이 해당 피해자에게 부적절한 행동을 해 클럽에서 쫓아내기도 했다"며 "상식을 가진 미국인이라면 이같은 악의적인 보도의 정치적 연막을 단번에 알아볼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번 이메일의 수신자 중 한명인 맥스웰은 현재 교도소에 복역중이며 지난 7월 토드 블랜치 법무부 부장관과의 면담에서 "대통령이 부적절한 상황에 있는 것을 목격한 적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익명의 제보자를 인용해 "맥스웰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의 감형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