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탁구 최강을 가리는 마지막 승부가 펼쳐진다. 선수들은 저마다 우승을 향한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한국프로탁구연맹(KTTP)은 12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청 대회의실에서 '2025 두나무 프로탁구리그 FINALS IN 광명시'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16강 대진을 추첨했다. 올해 시리즈1과 시리즈2를 통해 상위 16명만 출전하는 파이널스는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광명시민체육관에서 펼쳐진다.
파이널스는 예선전 없이 16강부터 토너먼트로 진행된다. 지면 곧바로 탈락이기 때문에 대진이 중요했다. 1400명 관중석이 마련돼 팬들의 응원도 뜨거울 전망이다.
시리즈1 남녀부 우승자 박규현(미래에셋증권), 이다은(한국마사회)와 시리즈2 우승자 장우진(세아), 양하은(대한항공)은 일단 1, 2번 시드 배정을 받았다. 3, 4번 시드는 강호들이 초반에 맞붙지 않게 내빈 추첨으로 정했다. 5~15번 시드는 직접 대진표를 뽑았다.
박규현은 "시리즈2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는데 파이널에서 더 열심히 준비해서 우승하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특히 당시 패배를 안긴 장우진에 대해 "우진이 형에 대한 분석을 다 끝냈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장우진은 "굉장히 좋은 자신감이고 패기인 것 같다"면서도 "아직 어리니까 쉽게 될 거라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맞불을 놨다. 이어 "박규현이 결승에 올라오면 우승할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장우진은 또 "큰 경기장인 만큼 선수들도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해 재미있는 축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베테랑답게 각오를 밝혔다. 이어 "후배들이 프로리그 경험을 국제 대회에서도 이어가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화성도시공사 선수들은 집안 싸움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호정문은 팀 동료 김우진과 16강전에 대해 "다음달 입대라 이제 한 팀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무조건 다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폭소를 자아냈다. 이에 김우진도 "다음달부터는 다른 팀 선수니 이기겠다"고 멍군을 불렀다.
시리즈 1, 2에서 아쉽게 모두 3위에 머문 박강현(미래에셋증권)은 "목표는 무조건 결승 진출이고, 4강에서 장우진, 박규현이든 자신이 있다"고 포부를 밝혔다. 시리즈1 준우승자인 우형규(미래에셋증권)도 "결승에서 이기고 있다가 졌는데 아쉬운 기억이 많이 남는다"면서 "파이널에서 또 한번 결승 가면 우승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여자부에서는 베테랑 양하은이 경계 대상으로 꼽혔다. 시리즈1 우승자 이다은은 "양하은에게 많이 졌고, 게임할 때 작전 등 변화를 많이 줘서 까다롭다"고 짚었다.
이에 양하은은 지난해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이끈 이은혜(대한항공)를 기피 대상으로 꼽았다. 양하은은 "대한항공에서 같이 뛰었고 피하고 싶었는데 대진표의 반대편으로 가서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은혜는 "말 안 해도 똑같은 마음이고 서로 피하고 싶다"면서 "결승에서 만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어 "일단 첫 경기부터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다 이기면 좋겠다"고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대한항공 후배 박가현도 "아직 실업팀에 올라와서 우승한 적 없는데 파이널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뜨거운 집안 싸움을 예고했다.
이날 미디어 데이에는 박승원 광명시장과 이지석 시의회 의장, 현정화 프로탁구연맹 총괄위원장 등도 참석했다. 박 시장은 "현 위원장의 대회 개최 제안 때 광명에 탁구 동호인들이 많아 흔쾌히 수락했는데 좋은 경기를 하면 좋겠다"고 선수단을 격려했다. 이 의장도 "한국 탁구의 최고의 선수들이 최고 시설을 갖춘 광명체육관에서 경기하게 돼서 영광"이라고 반색했다.
파이널스 총상금은 7400만 원, 남녀부 우승 상금은 2000만 원이다. 준우승 500만 원 등이다. 박규현은 "지난번 시리즈1 우승 뒤 선수단에 한턱 쏘지 못했는데 이번에 2번으로 쏘겠다"고 공약했고, 장우진은 "지난번 우승 때 트레이너 분들에게 선물했는데 이번에는 선수단 전체에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