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영종도로 향하는 제3연륙교의 이름이 거듭 '청라하늘대교'로 결정된 가운데, 일부 지역의 반발로 최종 재심의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인천시는 지역 간 갈등으로 인한 '무명(無名) 개통'을 경계하며, 이번 재심의 결론으로 관련 논란이 일단락되길 바라고 있다.
12일 인천시 지명위원회는 영종도와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의 공식명칭을 기존대로 청라하늘대교로 결정했다.
지난 7월 28일 제3연륙교의 명칭을 청라하늘대교로 의결한 데 이은 재의결이다.
당시 인천 중구와 서구 측이 이의를 제기해 재심의가 이뤄진 것이다. 중구는 '영종하늘대교'를, 서구는 '청라대교'를 각각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날 지명위원회는 "장기간 지속된 명칭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 간 상생과 화합을 도모하기 위해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며 청라하늘대교가 가장 합리적 방안임을 재차 강조했다.
청라하늘대교는 서구의 '청라'와 중구의 '하늘'을 결합한 명칭이다. 기존 의결된 명칭으로서 이를 유지하는 게 행정의 일관성과 지역별 상징성을 위해 적합하다는 게 지명위원회 판단이다.
이번 재의결에 대해 중구 측은 즉각 유감의 뜻을 나타내며 또 다시 이의 제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헌 중구청장은 "주민 입장을 반영해달라고 재심의를 요구했으나 전혀 반영되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시가 납득할 만한 설명을 하지 않으면 이의 제기를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김 구청장은 "영종은 제3연륙교 관광 자원화 사업마저 계획대로 추진되지 않아 주민 반발이 심하다"며 "갈등을 최소화하려면 영종 발전을 위한 확실한 대안이라도 시가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면 서구 측은 지명위원회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서구는 서면답변에서 "청라대교가 맞다고 생각하지만 지명위원회의 재확정 결정을 존중한다"며 "명칭문제로 타 지역의 우려와 조롱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되며, 인천시민의 뜻에 따라 인천시 테두리 안에서 명칭이 결정되는 것이 맞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시 지명위원회 재의결에 30일 내 이의 제기가 이뤄지면,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받아야 해 명칭 확정이 또 다시 상당 기간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공식 개통이 내년 1월 5일로 예정된 점을 고려하면, 이름 없는 교량으로 운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달 28일 미국 세계기록위원회로부터 세계 최대 높이 해상교량 전망대(184.2m)'로 인증받으면서도 이름이 없어 '영종~청라 연결도로'로 등재됐다. 또 기네스북 등재 추진 과정 역시 공식 명칭 없이 진행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은 시 지명위원회 재심의 결과와 관련해 1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구체적인 입장 등을 밝힐 예정이다. 유 시장이 반대하는 자치구를 설득할 카드를 제시할지 주목된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역마다 요구하는 취지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과도한 갈등으로 주요 교통인프라가 무명으로 방치돼선 안 된다"며 "재심의 절차까지 마친 만큼, 시 전체가 화합하는 측면으로 원만히 수용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천 제3연륙교는 총 사업비 7709억 원을 투입해 길이 4.68㎞, 폭 30m(왕복 6차로) 규모로 건립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