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에서 감사원 사무총장을 맡아 주요 감사를 주도했던 유병호 감사위원이 11일 최재해 감사원장 퇴임식의 후속 행사에서 유행가요 '세상은 요지경'을 틀어 놓은 채 참석자들을 향해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고함을 지른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최재해 감사원장 체제에서 윤석열 정부 때 이뤄진 주요 감사 과정을 점검하는 이른바 '감사원 운영쇄신 TF'가 출범해 활동 중인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해석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의 행동은 이날 감사원 청사에서 퇴임식을 마친 뒤 감사원 후정(뒷마당)으로 이동해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통상적으로 감사원장이 퇴임할 때는 퇴임식 이후 후정으로 이동해 감사원장이 함께 일했던 주요 당직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또 이를 큰 원으로 둥글게 에워싼 감사원 직원들이 박수로 환송을 하는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유 감사위원은 이 때 감사원 후정을 에워싼 직원들 사이에 서서 1990년대에 신신애 가수가 불러 유행했던 '세상은 요지경'을 핸드폰으로 틀어놓고, 사진촬영 현장을 향해 "영혼 없는 것들"이라고 고성을 질렀다는 것이다.
유 감사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감사원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문재인 정부를 대상으로 한 감사를 주도한 인물이다.
유병호 위원은 지난달 1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감사원 운영 쇄신 TF'에 대해 "구성 근거, 절차, 활동 내용 전부 위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따라서 차관급으로서 기이해보이까지 한 유 감사위원의 행태는 돌발적인 것이라기보다는 최재해 감사원장이 현 정부 들어 감사원 운용쇄신 TF의 구성과 활동을 승인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 최재해 전 감사원장은 이임사에서 감사원장에 대한 최초의 탄핵소추 사실을 언급한 뒤 "감사원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으며 그 길을 선택해 왔기에 아쉬움은 있을지언정 후회는 없다"며 "그 과정에서 부족해 보이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감사원장으로서 맨 앞에서 외풍을 맞으면서도 감사원의 독립성과 원칙을 지키기 위해 심사숙고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