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0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한 광주 무등경기장이 조명탑 부재로 야간 이용이 불가능해 '절반짜리 체육시설'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광주광역시의회 조석호 의원(더불어민주당·북구4)은 12일 열린 광주시 문화체육실에 대한 행정사무감사에서 "폭염이 일상화된 기후위기 시대에 주간 경기만 가능한 체육시설은 시대착오적"이라며 "무등경기장은 시민이 세금으로 만든 경기장임에도 절반밖에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무등경기장은 생활체육과 유소년 스포츠의 중심지이지만, 조명탑이 없어 야간 사용이 불가능하다"며 "최근 폭염일수가 급격히 늘면서 열사병 위험과 경기 취소, 대회 축소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프로야구연맹조차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 시간을 늦추는 추세"라며 광주시도 생활체육시설 운영계획을 기후 대응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광주시는 그간 빛공해 민원 우려를 이유로 조명탑 설치를 미뤄왔다. 그러나 조 의원은 "다른 지자체들은 저조도 LED조명과 빛공해 차단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기술적 대안이 충분히 존재하는데도 광주만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또한 "조명 유지비를 이유로 설치를 미루고 있지만, 에너지 절감형 스마트 조명 기술이 이미 상용화됐다"며 "2018년 당시와 달리 현재는 충분히 개선 가능한데도 같은 이유를 반복하는 것은 무책임한 행정"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내년 광주에서 대통령배 전국초등학교야구대회가 열릴 예정"이라며 "무등경기장이 시민과 청소년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이용할 수 있는 기후 대응형 체육시설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