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내 차별이 구조화되어 있는 것이 문제입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학교 운영에 따른 그 어떤 결정에도 참여할 수 없어요. 그냥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야 할 뿐입니다."
지연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울산지부장은 11일 CBS라디오 <부울경투데이>에 출연해 총파업을 예고한 배경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충을 전했다.
지 지부장은 "아이들을 돌보거나 사무행정을 담당하는 조합원들은 학교와 논의없이 일방적인 업무 분장과 업무지시, 보호조치가 없는 민원에 노출되어 있다"고 했다.
또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골병과 화상, 베임, 넘어짐 등 산재사고가 빈번하고 아파도 대체 인력을 구하지 못해 병가조차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총파업에 나서게 된 배경에 대해 지 지부장은 "학교비정규직 저임금 구조 개선을 통해 적정한 처우 기준을 마련하고자 임금체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방학때 일을 하지 못해 생활고를 겪는 문제나 정규직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는 명절휴가비, 각종 복리후생수당 차별 등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설명했다.
또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기본급, 수당 차별에 묶여 정규직과 임금 격차가 더 벌어지는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반드시 임금체계가 개편되어야 한다"고 했다.
학교 급식실 노동자와 관련해 지 지부장은 "가장 시급이 개선되어야 할 문제는 배치 기준이다. 급식실 노동자 혼자서 감당해야 할 학생 인원이 100~130명으로 배치 기준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할 수 있는 인력 자체가 부족한 상황에서 바삐 움직일 수밖에 없는 일과 위험이 노출되어 있는 열악한 작업 공간이니깐 산재비율이 높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불편을 감내하며 파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마음도 안타깝다. 하지만 정말 바꾸어야 한다는 절박함과 아이들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파업을 하는 것"이라고 했다.
지 지부장은 "아무도 일하러 오지 않는 급식실 현장을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로 만들기 위해, 아이들에게 맛있고 건강한 점심을 제공하고 이를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비록 학교 안 비정규직 노동자이지만 구조적 차별문제를 없애고 당당한 노동자로 살아갈 수 있는 법과 제도 마련이 가장 필요한 시기가 바로 지금이다"고 강조했다.
한편, 학교비정규직 연대회의는 10월말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고 총파업을 선언했다.
릴레이 형태로 총파업을 진행한다. 각 지역·권역별로 묶어 11월 20일, 11월 21일, 12월 4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부울경을 비롯한 영남권 지역은 12월 5일 총파업 상경투쟁을 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