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前알카에다' 시리아 정상과 2시간 '비공개' 회담

알샤라 대통령과 비공개 회담…시리아 건국 후 첫 백악관 방문
2차 제재 담은 '시저법' 180일간 유예
이스라엘 안보강화·이란 고립심화 도모 '관측'
시리아, 미국 주도 IS소탕작전 협력하기로

시리아 대통령실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알샤라 대통령은 이날 오전 두 시간 가까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알샤라 대통령의 도착 장면은 물론, 회담까지 전부 언론에 공개하지 않았다.

1946년 시리아 건국 후 시리아 대통령이 워싱턴 DC의 백악관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알샤라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 소속으로 수년간 이라크의 미군 교도소에 수감됐던 인물로, 지난해 12월 시리아를 오랫동안 철권 통치해온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이력을 지닌 알샤라 대통령이 미국의 수도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좌한 것은 수십년간 국제 제재 속에 고립돼온 시리아가 미국을 위시한 서방과 협력 및 개방을 시작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가자전쟁(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휴전 중재를 계기로 이스라엘과 주변 무슬림 국가들 간의 관계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 확대를 도모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나선 시리아를 적극 포용함으로써 이스라엘의 안보를 강화하고, 이란을 한층 더 압박하는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오랜 내전과 국제 제재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날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Caesar Act·시저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18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이는 건설, 에너지, 금융, 항공 등 분야의 거래를 사실상 차단하는 방식으로 시리아 정권을 고립시켰는데, 이 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한시적으로 정지해 재건 사업을 돕겠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시리아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을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 연합체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화답했다.

로이터 통신 등은 함자 알무스타파 시리아 정보장관이 백악관 회담 직후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시리아가 최근 'IS 격퇴를 위한 국제연합'(Global Coalition to Defeat ISIS)과의 정치적 협력을 위한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테러와 싸우고 역내 안정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 시리아가 파트너로서 역할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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