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선 전 국회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명태균씨와 공천 개입 의혹 폭로자 강혜경씨가 법정에서 처음 대면해 진실 공방을 벌였다.
창원지법 형사4부(재판장 김인택)는 10일 명씨와 김 전 의원 등에 대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6차 공판을 진행했다.
명씨 측은 증인으로 나온 강혜경씨에게 "김영선 전 의원과의 돈거래는 공천 대가가 아닌 급여 명목이었다"며 "여론조사업체인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소유주는 명 씨가 아니고 김태열이다"고 주장했다. 이는 명씨가 해당 재판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언론 등을 상대로 거듭 밝혔던 주장이다.
명씨는 지난 2022년 8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경남 창원의창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를 추천하는 일과 관련해 자신과 같이 일했던 미래한국연구소 부소장 강혜경 씨를 통해 김영선 전 의원의 세비 8070만 원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명씨 측은 또 "강씨는 명씨가 김 전 의원실에서 총괄본부장으로 일하며 급여 명목으로 돈을 받은 것을 알고도 언론에 나가서는 공천 대가로 돈을 받았다고 얘기한다"며 "검찰 조사에서도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강씨는 이와 관련해 "김 전 의원이 세비 절반을 입금하면 그것을 현금으로 찾아 서류판에 돈을 끼워 명씨에게 전달했다"며 "이후에는 김 전 의원이 명씨에게 직접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또 "김건희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명씨와 명씨 자녀를 평생 책임지라고 해서 돈을 받은 것이라고 명씨는 내게 말했다"고 말했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2022년 대선 당시 명씨가 제공한 수십 회의 여론조사 결과(PNR 등)를 받고 김 전 의원의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한 의혹 등으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다.
명씨 측은 지난해 9월 대화를 나눈 PNR(피플네트웍스) 서명원 대표와의 통화 녹취를 공개하며 "녹취에서 강씨는 명씨가 미한연과는 전혀 상관이 없고 영업사원이라고 얘기한다"며 "서명원 씨에게 거짓말한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강씨는 "명 씨가 항상 본인은 영업사원이라고 내게 계속 세뇌를 시켰는데 명 씨가 실질 운영자라는 것을 다시 길게 설명하기 싫어서 얘기하던 대로 말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강씨와 명씨의 법정 대면은 지난해 9월 명 씨 의혹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강 씨에 대한 증인 신문은 11일 오전 10시 17차 공판에서도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