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70명 흥행은 성공했는데…' OK저축은행, 제2 옵션이 살아야 외인 주포도 산다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 읏맨과 대한항공 점보스의 경기. OK저축은행의 차지환의 스파이크를 대한항공 정지석이 블로킹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고지 이전 이후 첫 홈 경기에서 아쉬운 패배를 당한 프로배구 남자부 OK저축은행.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진에어 2025-2026 V리그' 대한항공과 홈 개막전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이날 OK저축은행은 '부산 시대'를 여는 첫 경기를 맞아 대대적으로 행사를 준비했다. 입석까지 경기장을 가득 메운 4270명 팬들에게 공식 용품 후원사인 험멜 응원 티셔츠를 배포해 오렌지 물결을 일으켰다. 경기 개시를 선언한 박형준 부산시장, OK저축은행 최윤 구단주, 한국배구연맹(KOVO) 조원태 총재가 시구를 했고, AI 영상과 특수 효과가 함께 빚은 개회 선언 퍼포먼스까지 축제 분위기가 펼쳐졌다.

하지만 경기력에서 아쉬웠다. 물론 대한한공이 강력한 우승 후보로 이날 승리를 거두며 1위로 오른 만큼 전력 차이는 적잖았다. 대한항공은 이날 주포 러셀이 양 팀 최다 34점, 정지석이 22점, 임재영이 8점을 올렸는데 이들의 공격 성공률은 모두 60%를 훌쩍 넘었다. 그만큼 세터 한선수의 노련한 볼 배급이 있었다는 뜻이다.

반면 OK저축은행은 주포 디미트로프(24점)와 전광인(11점), 차지환(7점)의 공격 성공률이 50%를 밑돌았다. 전광인, 차지환 등 국내 선수들의 공격 성공률은 45%가 되지 않았다.

리시브 효율은 대한항공이 36%, OK저축은행이 35%로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 공격수들의 해결 능력에서 승부가 갈렸다. 경기 후 OK저축은행 신영철 감독은 "조금 더 디미트로프가 나아져야 한다"면서 "외국인 선수가 어려운 상황에서 하이 볼을 얼마나 많이 해주느냐가 중요한데 오늘도 미스가 많이 나왔다"고 짚었다.

디미트로프는 1라운드 6경기 129점 공격 성공률 43.18%를 기록했다. 공격 성공률 12위, 아쉬운 부분이다. 지난 6일 한국전력과 경기에서는 2세트 이후 교체되는 수모까지 겪었다.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 읏맨과 대한항공 점보스의 경기. OK저축은행의 디미트로프가 스파이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하지만 OK저축은행은 디미트로프를 받쳐줄 국내 선수의 지원도 이날 부족했다. 비록 졌지만 한국전력전에서 32점을 쏟아부었던 차지환이 이날은 한 자릿수 득점에 머물렀다.

전광인이 분전했지만 리시브 등 수비에서 부담이 많은 역할이다. 신 감독은 "전광인에게 기대하는 건 서브 리시브와 수비, 경기 운영 등이고 반대편에서 공격 성공률이 높아져야 한다"면서 "전체적인 하모니가 맞아 떨어졌을 때 시너지 효과가 난다"고 짚었다.

이날 OK저축은행의 공격 점유율은 디미트로프가 40.47%로 가장 높았다. 전광인이 16.51%, 차지환이 14.68%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러셀이 39.82%, 정지석이 22.12%, 정한용이 11.5%를 찍었다.

대한항공은 정지석이 확실하게 득점을 해주면서 러셀의 부담을 덜어줬다. 또 정한용의 공격 성공률이 30% 정도에 머물자 임재영이 투입돼 66.67%의 공격 성공률로 8점을 보탰다.

9일 부산 강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OK저축은행 읏맨과 대한항공 점보스의 경기. OK저축은행에 3대 1로 승리한 대한항공 정지석, 러셀이 기쁨을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OK저축은행은 차지환의 공격이 무뎌지면서 디미트로프의 부담이 늘어난 모양새다. 차지환 등 국내 선수들이 살아나야 상대 블로커들이 분산돼 디미트로프의 공격이 날카로워질 수 있다.

신 감독은 "홈 개막전에 팬들이 처음 왔는데 좋은 선물을 못 해드려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오는 13일 현대캐피탈과 홈 경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1라운드에서 OK저축은행은 '디펜딩 챔피언' 현대캐피탈을 누른 바 있다.

신 감독은 "그때 서브가 잘 들어갔는데 이번에도 강화하고, 세터 이민규가 속공 등 다양하게 패턴을 쓰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과연 OK저축은행이 역사적인 홈 경기 첫 승리를 거둘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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