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년 만의 대기록' 女 테니스 김나리, 韓선수권 사상 최초 3관왕 위업…17살 이서아 돌풍 잠재워

'하나증권 제80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정상에 오른 김나리. 대한테니스협회

한국 여자 테니스 35살 베테랑 김나리(수원시청)가 국내 최고 권위 대회인 한국선수권에서 사상 첫 3관왕을 달성했다. 이서아(춘천 봉의고2·춘천스포츠클럽)의 17살 돌풍은 김나리의 관록에 막혔다.

김나리는 9일 경북 김천시 종합스포츠타운 테니스장에서 열린 '하나증권 제80회 한국테니스선수권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이서아를 눌렀다. 세트 스코어 2-1(0-6 6-1 6-1) 역전 우승을 달성했다.

이 대회에서 47년 만에 첫 3관왕 대기록을 이뤘다. 김나리는 전날 김다빈(강원도청)과 여자 복식을 제패한 뒤 권순우(국군체육부대)와 혼합 복식까지 석권했다.

한국선수권은 지난 1946년 남자부로 시작돼 1962년부터 여자 단, 복식이 추가됐다. 1978년부터 혼합 복식이 생겨 현재처럼 5개 종목을 치르게 됐다. 혼합 복식 창설 이후 김나리는 개인이 나설 수 있는 전 종목을 석권한 셈이다.

김나리는 특히 2009년 이후 16년 만의 여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김나리는 경동도시가스 소속으로 결승에서 채경이(당시 고양시청) 현 충북대 감독을 누르고 생애 첫 정상에 올랐다. 또 김나리는 여자 복식에서 4연패와 함께 개인 통산 9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김나리가 3관왕을 의미하는 숫가락 3개를 편 모습. 협회

수원시청 최영자 감독은 "국내에 김나리 같이 승부근성이 있는 선수는 거의 없다"면서 "30대 중반 나이에 대단하고 선수들이 본받아야 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김나리는 메디컬 타임을 3번이나 부르는 상황에도 왼 다리 통증을 이겨내고 정상에 올랐다.
   
경기 뒤 김나리는 "단식은 생각하지도 않은 우승이고 처음에는 복식 우승만 생각했다"면서 "드디어 해냈다. 은퇴 전에 한번 더 우승해서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은퇴 시기와 관련해서는 "내년 1년 더 뛰기로 했고 이후 어떻게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면서 "최고령, 연장자라고들 말하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고 앞으로 계속 정진하겠다"며 투혼을 보였다.
 
김나리는 여자 단식 우승 상금 2000만 원에, 여자 복식과 혼합 복식에서도 각각 500만 원과 400만 원의 상금을 받는다. 현역 선수 생활 중 한 대회 최대 상금(2900만 원) 수확이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