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의혹' 오세훈, 명태균과 8시간 대질 "평행선 그렸다"(종합)

명태균 "오 시장, 기억 안 난다고…특검 철저히 조사"
오세훈 "대납 사실 없어…특검 공정한 판단 기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과 명태균씨. 윤창원 기자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둘러싸고 지난 국정감사에서 공방을 벌였던 오세훈 서울시장과 명태균씨가 8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출석해 약 8시간에 걸쳐 대질 신문을 벌였다. 조사실에서 두 사람은 종전의 입장을 유지하고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날 특검은 오전 9시 40분쯤부터 오후 6시쯤까지 8시간 넘게 두 사람의 대질 신문을 진행했다. 오 시장은 피의자, 명씨는 참고인 신분이었다.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명씨로부터 13차례에 걸쳐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여론조사 비용 3300만원을 후원자인 사업가 김한정씨에게 대납시킨 의혹을 받고 있다. 선거 후보자의 여론조사 비용을 정치자금으로 지불하지 않으면 정치자금법 위반이 된다.

특검에 앞서 이 사건은 창원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에서 수사를 진행했다. 오 시장은 중앙지검에 지난 5월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특검에 출석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이날 이뤄진 두 사람의 대질 신문은 오 시장 측에서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명씨와 직접 대면하는 일종의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명태균 씨. 연합뉴스

오 시장과 명씨는 여론조사 실시 목적과 활용, 비용 지불, 대가 약속 등 여러 쟁점에 관해 이날 대질 신문에서도 엇갈린 입장을 고수했다고 한다. 오 시장은 조사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납 사실이 없다는 점을 중점적으로 말했다"라면서도 "양쪽 주장이 평행선을 그렸다. 말하는 정황을 보면서 공정한 특검의 판단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명씨는 오 시장의 진술에 관해 "기억이 안 나신다고 한 부분이 많았다. 특검이 그런 부분에 대해 증거 자료를 다 제시하더라"라면서 "특검이 정말 철저하게 제대로 조사를 다 했다(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후원자인 김씨가 명씨에게 돈을 준 것을 몰랐고 명씨에게 여론조사를 의뢰한 적도, 결과를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명씨는 오 시장과 7차례 만났고 먼저 오 시장이 본인을 찾아와 유리한 여론조사를 통해 선거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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