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3분기 나란히 두 자릿수 조(兆)대 영업이익을 거두면서 본사가 위치한 경기 수원시와 이천시가 반도체 특수를 맞고 있다. 부동산 거래 급감과 소비 위축으로 세수가 줄어든 지자체 재정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9일 CBS 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시는 2025년 삼성전자가 납부할 법인지방소득세가 약 8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방세는 국가세와 별도로 지방자치단체 재정의 핵심을 이루며, 기업 법인세의 약 10%는 본사와 사업장이 위치한 지자체로 돌아간다.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7~9월)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8% 증가한 86조 617억원을 기록했다. 영억이익도 32.5% 증가한 12조 1661억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과 함께 지난해 2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영업이익 10조 클럽'에 복귀했다.
삼성전자는 2023년 11조 5천억원 규모의 적자를 내며 당시 지방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았다. 2024년 실적 회복으로 올해 470억원을 납부한 데 이어 내년에는 이보다 훨씬 많은 세수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시의 내년 본예산은 약 4조원 규모로, 삼성전자가 납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800억원은 전체 예산의 2%에 달한다. 단일 기업 세수로는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이천시도 내년 세수 확대가 확실시된다. 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메모리)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1조 3834억원으로 전년 대비 62% 급증했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지방세 수입이 '0원'이었던 이천시는 내년에 수백억원의 세수를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천시의 내년 예산은 약 1조원 수준으로, SK하이닉스가 내년에 납부할 것으로 보이는 수백억 원대 지방세는 시 재정에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전망이다.
두 지자체는 세수 증가분을 각각 지역 특성에 맞게 활용할 계획이다. 수원시는 시민 체감형 복지와 숙원사업에, 이천시는 재정 안정화와 취약계층·소상공인 지원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4분기 삼성전자 실적이 더 좋아지면 지방세 수입도 늘어날 수 있다"며 "추가 세수는 시민 숙원사업과 시민 복지 증진에 쓸 것"이라고 말했다.
이천시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세수가 줄자 통합재정안정화기금으로 예산을 보전했다"며 "내년 하이닉스 지방세 일부는 기금 보충에, 나머지는 취약계층 복지와 소상공인 지원에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