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블랙핑크 로제의 '아파트'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이 미국 대중음악계 최고 권위를 지닌 그래미 어워즈 주요 부문 후보에 지명된 것을 두고 미국 언론들은 "드디어 인정받았다"는 평가를 내놨다.
7일(현지 시간) 레코딩 아카데미가 발표한 제68회 그래미 어워즈 후보 명단에 로제와 브루노 마스가 함께 부른 '아파트'가 '제너럴 필즈'에 해당하는 올해의 노래와 레코드 등 3개 부문 후보에,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골든'이 올해의 노래 등 5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하이브가 미국 음반사 게펜 레코드와 협업해 제작한 걸그룹 캣츠아이는 베스트 뉴 아티스트와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등 모두 2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K팝이 그래미 어워즈 후보를 낸 건 그룹 방탄소년단이 세 개 부문 후보에 올랐던 제65회 그래미 어워즈 이후 무려 3년 만으로, 특히 K팝 장르·팀이 본상에 해당하는 제너럴 필즈 후보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번 후보 지명에 대해 미국 일간지 로스앤젤레스(LA) 타임스는 "다수의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라 K팝이 주류 팝 음악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음을 보여줬다"며 "이런 변화는 그래미 심사위원들이 K팝을 팬덤 중심 현상이 아닌 예술적 가치로 평가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BTS)의 부상 이후 그래미는 K팝에 관심을 보여왔으나, 주요 부문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며 "올해는 K팝을 기반으로 한 여러 아티스트가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이는 그래미(레코딩 아카데미)가 케이팝을 팝 음악의 중요한 부분으로 받아들였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미 경제지 포브스는 "(K팝은) 지난 10년간 세계적인 현상이었음에도 음악계의 가장 큰 행사에서 안타깝게도 제대로 대표되지 못했다"며 "그러던 것이 올해는 달라졌다. K팝과 연관된 뮤지션들이 사상 처음으로 주요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파트'와 '골든'의 후보 지명은 역사적이지만 전혀 놀랍지 않다"면서 "이 두 곡은 그래미 후보 자격이 있는 기간에 가장 성공한 곡들 사이에 있었다"라고 짚었다.
시상식 예측 전문 매체 골드더비는 "K팝이 오랜 기다림 끝에 그래미 어워즈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에 수백만 K팝 팬들이 기쁨을 터뜨리고 있다"며 "K팝 장르가 과거 레코딩 아카데미로부터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팬들은 BTS의 솔로 아티스트 정국, RM, 지민이 인정받길 바랐지만, 그들은 외면당했다"고 지적한 뒤 "오늘 발표된 그래미 올해의 노래 부문에는 8개 후보 가운데 2개의 K팝 곡이 포함돼 새로운 기록을 썼다"고 의미를 짚었다.
또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영화 사운드트랙에 수여하는 '베스트 컴필레이션 사운드트랙 포 비주얼 미디어' 부문 후보에 오른 것을 두고 "수많은 한국 아티스트가 이 사운드트랙의 성공에 이바지한 점을 고려하면, K팝 장르의 승리임이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제68회 그래미 어워즈는 내년 2월 1일 로스앤젤레스(LA)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