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푸꾸옥(Phú Quốc) 섬을 여행하던 중 치매 증상으로 실종된 한국인 고령 여성 관광객이 베트남 현지 상인의 도움으로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고 베트남 현지 매체 댄 트리(Dân Trí)가 지난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댄 트리에 따르면, 지난 2일 오후 6시쯤 푸꾸옥 특별구역 안장성(An Thới) 인근 쩐훙다오(Trần Hưng Đạo) 거리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호앙 프엉(Hoàng Phương)씨는 한국인 남성 관광객에게 당황한 얼굴로 '실종된 어머니를 찾아달라'는 도움을 요청받았다.
이 남성은 가족 및 베트남인 일행과 함께 여행 중 어머니가 롱비치마트(Long Beach Mart) 부근에서 갑자기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프엉 씨는 즉시 가게 외부의 CCTV를 확인했다. 가족이 제공한 여성의 사진을 바탕으로 15~20분간 화면을 되짚어보던 그는 지팡이를 짚고 천천히 걷는 여성을 발견했다. 그 모습을 본 한국인 남성은 "어머니가 맞다"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댄 트리는 전했다.
프엉 씨는 곧장 오토바이를 타고 CCTV에 나온 장소 인근을 수색했다. 1시간 후, 한 시민이 그에게 "한 시간 전쯤 사진과 같은 옷을 입고 지팡이를 짚은 여성이 이 길을 지나갔다"고 전했다.
그는 약 2시간의 수색 끝에 길가에서 지팡이를 짚고 걷고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푸엉 씨는 "당시 여성은 피곤해 보였지만 의식이 또렷했다"고 했다고 댄 트리가 전했다.
프엉 씨는 일행이 차량을 타고 돌아올 때까지 가족을 자신의 가게로 데려가 휴식을 취하게 했다. 한국인 가족은 감사의 뜻으로 현금 약 1300만동(약 70만원)을 건넸지만, 프엉 씨는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그는 댄 트리와의 인터뷰에 "어려운 상황에서 누군가를 돕는 건 당연한 일이며, 특히 외국 손님들에게 베트남 사람들의 따뜻함을 느끼게 해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