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갈매기'로 필리핀서 142명 사망, 127명 실종

세부주에서만 49명 사망, 26명 실종
부패로 홍수 방지사업 부실 지적…정부 차원 조사 중

태풍 갈매기가 휩쓸고 간 필리핀 한 마을의 모습. 연합뉴스

제25호 태풍 '갈매기'로 필리핀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최소 142명이 사망하고 127명이 실종된 것으로 나타났다. 태풍은 현재 세력을 유지한 채 베트남 중부로 향하고 있다.

AFP통신은 5일(현지시간) 필리핀 재난관리청을 인용해 현재까지 확인된 공식 사망자 수는 114명으로, 이 수치에는 세부주 당국이 별도로 보고한 28명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세부섬과 네그로스섬을 중심으로 인명 피해가 집중됐다. 특히 네그로스섬에서는 집중호우로 화산재가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발생해 일부 마을이 매몰돼 현재까지 49명이 사망하고 26명이 실종 상태라고 현지 민방위 당국이 전했다.

기상 당국에 따르면 세부 지역은 태풍 상륙 직전 24시간 동안 183㎜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이는 이 지역의 11월 평균 강수량(131㎜)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이다.

세부에서는 80만명이 대피한 가운데 수많은 주민이 집과 건물 지붕 등에 고립된 채 구조를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풍 갈매기가 휩쓸고 간 필리핀 한 마을의 모습. 연합뉴스

또 전날 태풍 구조·구호 작업을 돕기 위해 이동하다가 남부 민다나오섬 아구산델수르주에 추락한 필리핀 공군 소속 슈퍼휴이 헬기에서 조종사 2명과 승무원 4명 등 6명의 시신이 수습되기도 했다.

태풍 갈매기는 6일 오후 최대 풍속 시속 165㎞의 강풍을 동반한 채 필리핀 서부 팔라완주를 지나고 있다.

태풍은 이날 밤 남중국해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베트남 정부는 갈매기가 남중국해를 지나 베트남 중부 지방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하고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취임한 파멜라 바리콰트로 세부주 주지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부에 260억(필리핀페소·약 6400억원)의 홍수 방지사업 기금이 지원됐지만, 현재 최대 수준으로 홍수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바리콰트로 주지사는 "부실한 홍수 방지사업으로 피해가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를 반드시 조사해 책임자를 가려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마다 태풍 등으로 홍수 피해가 발생하는 필리핀은 지난 3년 동안 9800건이 넘는 홍수 예방 사업에 약 5450억 필리핀페소(약 13조2천억원)를 투입했다.

하지만 관련 사업 부패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약 1조~2조원대에 이른다는 추산이 나온 가운데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독립위원회를 구성, 관련 비리 조사·책임자 처벌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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