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1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전미영(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
◇ 김현정> 날이 부쩍 쌀쌀해졌죠. 여러분, 오늘이 벌써 11월 5일. 올해도 두 달이 채 남지 않았습니다. 이제 슬슬 올해를 마무리하고 2026년 새해를 준비해야 될 텐데요. 2026년에는 과연 어떤 세상이 열릴까, 어떤 트렌드가 우리 사회를 지배할까. 이걸 알아야 사업도 취업도 진로도 투자도 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모셨습니다. 2002년도에 트렌드를 연구 분석해서 책까지 펴내신 분. 트렌드 코리아 2026의 공동저자 소비 트렌드 분석센터의 전미영 박사, 어서 오십시오, 박사님.
◆ 전미영>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리가 1년마다 만나잖아요. 근데 벌써 때가 왔어요.
◆ 전미영> 사람들이 계속 온다고 머라이어 캐리냐, 그러시더라고요.(웃음)
◇ 김현정> 세월이 얼마나 빠른지 정말 우리가 벌써 만날 때가 됐다는 게.(웃음) 매년 12간지를 이용해서 한 해를 관통하는 키워드를 딱 정하고 시작하시잖아요. 내년은 붉은 말의 해입니다. 붉은 말을 활용한 키워드 뭘로 정하셨습니까?
◆ 전미영> 저희의 그 타이틀 표제어는 홀스 파워, 마력이라는 키워드입니다.
◇ 김현정> 홀스파워, 마력. 왜 이런 키워드를 정하셨을까요?
◆ 전미영> 사실 운전하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자동차가 얼마나 세냐, 강하냐 할 때 우리가 말이 몇 마리 끄는 것과 같다. 이렇게 측정하죠. 증기기관차라는 기차가 처음 나왔을 때 그 기차가 얼마나 빠른지 사람들에게 표현할 방법이 없어서 사람들이 이전에 타고 다니던 말이나 마차에 빗대어서 이게 이렇게 빨라요. 이렇게 했던 것이 유래가 됐던 건데요. 증기기관차의 발전은 아마 산업혁명이라는 세상을 뒤흔드는 사건을 가져왔습니다. 지금 그 증기기관차의 발전 그것의 발견 그것에 맞먹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 바로 AI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이 AI가 세상을 다시 한번 또 혁신시킨다. 이런 의미로 저희가 마력이라는 단어를 또 붙였고요. 또 한편으로는 우리 말과 관련된 신화 중에 켄타우로스라는 인물이 있죠.
◇ 김현정> 반인 반마.
◆ 전미영> 맞습니다. 하체는 말이고 상체는 말인데 잘 보시면 인간의 약점을 잘 극복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호흡이 짧아서 오래달리기 힘들고요. 또 쉽게 지치는데 말은 빠르고 또 아주 오랫동안 달릴 수 있죠. 그래서 인간의 신체적 약점은 극복하면서 또 인간의 지혜로움은 그대로 가지고 있는 인물이 바로 켄타우로스인데.
◇ 김현정> 위는 사람이고 아래는 말, 위는 사람 아래는 말.
◆ 전미영> 맞습니다. 그런 의미로서 AI와 사람이 어떻게 공존할 것인가 우리는 AI를 잘 활용해서 켄타우로스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이런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 김현정> 진짜 해몽이 너무 좋아요. 말의 해, 관통하는 키워드는 홀스 파워고 반인 반마. 그러면 이걸 현대적으로 해석하자면 상체는 사람인데 하체는 AI.
◆ 전미영> 맞습니다.
◇ 김현정> 반인 반기 이렇게 되는 거예요? 인간이지만 AI와 함께하는 그런 해가 될 거다.
◆ 전미영> 예.
◇ 김현정> AI라는 키워드, 어제 대통령 시정연설에서도 AI가 28번 나왔다던데 트렌드 분석센터에서도 AI를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로 보셨네요. 그러면 새롭게 열리는 AI 시대가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어떤 식으로 스며들 것인가. 총 10가지 키워드를 하나하나 좀 열어보겠습니다. 본 방송 시간 되는 데까지 좀 열어볼게요. 첫 번째 키워드 뭘까요?
◆ 전미영> 첫 번째 키워드는 방금 말씀드린 그 주제를 관통하는 키워드인데요. 휴먼 인 더 루프라는 키워드입니다.
◇ 김현정> 휴먼 인 더 루프. 무슨 소리예요?
◆ 전미영> 좀 어렵죠? 루프는 우리가 업무를 하는 것의 시작과 끝이라고 생각하시면 되는데 책을 쓰는 저희는 책의 주제를 정하고 책을 탈고하는 그 순간까지가 루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보고서를 하시는 분들은 보고서를 시작해서 끝날 때까지 소비자 조사를 하시는 분들은 조사 계획을 세워서 조사를 끝내서 인사이트를 뽑을 때까지가 루프인데요.
◇ 김현정> 한 사이클 이렇게 보면 돼요?
◆ 전미영> 맞습니다. 한 사이클인데 보통 지금까지 우리가 AI를 어떻게 업무에 활용했냐, 저도 마찬가지고요. 보조적으로 활용했습니다. 예를 들면 보고서 요약해줘, 자료 찾아줘. 하고 대부분의 루프는 인간인 제가 돌렸죠. 이것을 AI 인 더 루프라고 전문가들이 이미 쓰고 있는 표현이 있는데요. 이 AI 자리에 휴먼이 들어갔습니다. 루프를 AI가 돌릴 거고요. 그 과정에 사람은 사라지지는 않고요. 사람은 AI가 루프가 잘 돌아가도록 계획을 세우거나 보조하거나 아니면은 의사 결정을 해주거나 방향을 제시해 주는 그런 역할을 하게 될 거야. 하는 키워드인데 조금 쉽게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희도 저희 책 트렌드 코리아를 쓸 때 AI를 어떻게 활용할까 고민을 많이 했거든요. 작년까지는 보조적으로 썼어요. AI한테 사례 찾아줘, 예쁜 단어 찾아줘.
◇ 김현정> 검색해줘.
◆ 전미영> 그렇죠. 그런데 올해는 저희가 바꿔봤어요.
◇ 김현정> 어떻게요?
◆ 전미영> 제가 보조적 일을 열심히 해봤습니다. 사례 찾고요, 개요 촘촘하게 짜고요. 그런 다음에 프롬프트를 잘 써서 책을 한번 16페이지를 한번 써봐라고 저희가 프롬프트를 썼더니 정말 글 잘 쓰더라고요, 얘가.
◇ 김현정> AI가 책을 쓰고 박사님이 자료를 모으셨다고요?
◆ 전미영> 예, 맞습니다. 자료 모으고 걔가 쓸 수 있도록 보조를 했죠. 물론 그 AI가 잘 쓴 글을 저희 책에 싣지는 않았습니다. 저희는 인간이 따로 작업을 하고 AI가 쓴 것 중에 좋은 사례는 뭐가 있지, 말을 좀 멋지게 한 건 뭐가 있지. 이런 것들을 찾아서 조금 끄집어내는 일을 했지만.
◇ 김현정> 하지만 실험해 봤을 때 그럴듯한 책이 나왔다?
◆ 전미영> 예, 사실 글 쓰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중급 이상의 글을 쓰더라고요. 그래서 이 역할이 뒤집히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완벽하게 AI에게 모든 걸 맡기지는 않습니다. AI야, 네가 키워드 정해서 개요 써서 다 써 줘. 이거는 아니고요. 그래서 사람의 역할과 AI 역할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면서 우리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아웃풋을 조금 더 수준 높게 만드는 것 이런 것들을 휴먼 인 더 루프라고 정의하시겠습니다.
◇ 김현정> 지금 그 두 가지를 말씀하신 거예요. 내년도에는 AI 인 더 루프. AI가 보조적인 역할이 아니라 주도적인 역할 그 루프 속에서, 사이클 속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거야. 할 건데 하지만 인간도 거기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해.
◆ 전미영> 맞습니다.
◇ 김현정> 저는 그 두 가지를 다 느낄 수 있는데요. 사실 AI 시대에 사라지는 직업도 되게 많을 거라는 얘기들 하잖아요. 근데 우리 인간이 그러면 거기서 무슨 역할을 하지, 우리는 그냥 AI가 해주는 거 받아먹기만 하는 걸로 전락하는 거 아니야? 이거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전미영> 너무나 잘 아시겠지만 AI가 완벽한 결과를 내지지도 않고요. 거짓말도 잘하고요. 또 사람의 생각과 다른 일도 하기 때문에 인간은 반드시 AI가 루프를 돌리는 과정에 한 번 이상 개입을 해야 할 겁니다. 그래서 명령을 내리든 중간에 점검을 하든 최종 아웃풋을 컨펌을 하든 여러 가지 역할을 해야 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습니다. 이 휴먼 인 더 루프 시대에 그러면 일 잘하는 사람은 누구야? 살아남는 사람은 누구야? 라는 질문이 생기잖아요.
◇ 김현정> 바로 그거예요, 어떤 사람이 살아남아요?
◆ 전미영> 원래 자기 일을 잘하던 사람이 살아남습니다. 저희 책을 예로 들면 원래 글 잘 쓰고 트렌드 코리아 잘 쓰던 사람이 AI와 협업을 잘할 수밖에 없습니다.
◇ 김현정> AI보다 그 위에 있어야 되는 거죠.
◆ 전미영> 그렇죠 AI의 글을 평가하고 거기서 필요한 것들을 가져오고 또 AI가 하지 못하는 것들을 책임지고 해야 되기 때문에 본업을 잘하는 사람이 AI 시대에 AI 협업도 잘한다. 그래서 이런 역설적인 것이 결국은 진리가 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이 똑같은 이야기를 AI 전문가 김덕진 소장도 하시더라고요. 결국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아주 잘하는 사람 그 사람이 살아남을 것 같아서 좋아하는 일을 해라라는 데 방점을 찍으시더라고요. 예 좋은 이야기였습니다. 내년도를 관통하는 트렌드 두 번째는 뭔가요? 키워드.
◆ 전미영> 두 번째 키워드는 이 AI 때문에 회사의 조직과 문화가 어떻게 바뀔까, 이것에 대한 저희 나름대로의 상상과 가설 그리고 또 저희의 조사 리서치가 담겨 있는 키워드인데요.
◇ 김현정> 궁금해요.
◆ 전미영> 사실 제가 예를 들면은 상품을 기획하고 미래에 나타날 제품들을 기획해야 하는 일을 많이 하는데 그 일을 하고 나면 저는 그림을 잘 못 그리니까 디자인 부서가 해줄 때까지 좀 기다리고요. 디자인 부서가 그것을 그려주시면 설계하는 팀에서 그걸 도안을 그려서 제품을 만들죠. 지금까지는 많은 회사들이 부서가 나뉘어서 전문성을 가지고 일을 했는데 앞으로 이 AI가 우리 삶에 계속 들어오면 기획을 하는 제가 디자인도 할 수 있고요. 나아가 코딩해서 설계도 할 수 있게 되기 때문에 첫 번째로는 부서라는 어떤 그 조직의 구조가 바뀔 거야 하는 것이 저희 이 AI가 기업에 들어온 AX 조직의 어떤 모습입니다.
◇ 김현정> 부서의 장벽이 허물어질 거다. 디자인팀, 마케팅팀 다 영업팀 나눠져 있는데 이 장벽이 사라진다.
◆ 전미영> 예.
◇ 김현정> 그러면 인력을 뽑을 때도 일단은 일 잘하고 똘똘하고 이런 사람들 뽑아서 AI 돌리면서 같이 여러 부서 일을 할 수도 있다는 얘기예요?
◆ 전미영> 맞습니다. 부서의 역할을 이제는 부서가 하지 않고 TF라고 하는 임시 조직이 있었잖아요. TF는 보통 하나의 회사의 목표를 위해 달려가는 조직이고 그 조직 안에는 영업하시는 분, 마켓 하시는 분이 다 모여서 아이디어를 내는데 그 TF라고 했던 것들이 어쩌면 조직의 역할을 할 것이고 저는 다양한 TF에 소속되면서 이쪽에서는 기획을 주도적으로 하고 저쪽에서는 마케팅을 주도적으로 하고 그래서 여러 가지 일들을 거쳐 가는 그런 모습을 가져갈 것 같고 이어져서 그렇게 된다면 결국은 회사 조직이 평평해질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지금은 신입사원 위에 대리님 있고 과장님 있고 부장님 있고 임원 계시고 대표님 계시잖아요. 이런 위계가 있는 이유는 우리의 업무 숙련도 때문입니다. 내가 마케팅 30년 한 사람이야. 그런데 앞으로는 일 잘하는 사람만 휴먼 인 더 루프 시대에 살아남기 때문에 사실은 숙련되지 않은 사람들은 필요가 없고요. 숙련된 사람들이 일을 열심히 하시고 그 위에 대표님 한 분만 계시면 돼요. 그래서 아주 조직이 평평해집니다. 이것을 울트라 플렛이라고 말합니다.
◇ 김현정> 근데 잠깐, 여기서 질문. 숙련된 사람만 살아남아서 그 밑에 AI를 거느리고 일을 한다면 애초에 숙련되지 않은 신입사원들의 설 자리가 없는 거 아니에요?
◆ 전미영> 맞습니다. 이 AI 시대의 이 조직의 변화 그리고 휴먼 인 더 루프 시대의 역설적인 우리의 고민은 인재를 기르고 키우는 그런 과정, 이런 것들이 좀 사라질 것 같다는 거죠. 기업들도 숙련된 사람들만 선정하고 뽑고.
◇ 김현정> 경력으로만 뽑고.
◆ 전미영> 그렇죠. 신입사원들은 불필요해 우리가 저기를 교육시킬 자본이 없어 자원이 없어 그러다 보니까 사실은 이 시대의 가장 큰 피해자가 우리 새로운 우리 미래 자원이라고 할 수 있는 신입사원들이고요. 그렇다면 국가가 됐든 회사가 됐든 혹은 학교가 됐든 이 친구들을 숙련된 우리의 자원으로 끌어올리는 그런 어떤 과제가 생길 것 같고 여기는 어떤 수익이라든지 그런 것들을 바라지 않고 우리가 뭔가 투자하는 그런 고민들은 사실 반드시 필요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트렌드 굉장히 잘 짚어주셨어요. 우리 사회가 고민해야 될 것들이 이제 이런 겁니다. 트렌드는 이렇게 갈 거예요. 이걸 억지로 막을 수가 없거든요. 그러면 정부가, 사회가 뭘 해줄 것인가 이런 부분들을 고민해야 되는 거겠죠. 세 번째 키워드 넘어갑니다.
◆ 전미영> 세 번째 키워드는 앞서 말씀드린 2개의 키워드에 완전 반대에 있습니다. 안티 AI라고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사람들의 마음은 하나의 또 흐름이 있으면 그 흐름에 반발을 하기 마련이에요. AI가 저랑 똑같은 인간을 만들어내고 진짜 같은 가짜가 이렇게 많아지는 이 시대에 사람들은 뭐가 진짜야? 어떤 게 우리의 근원이야? 에 대한 어떤 근원적인 고민을 하는 것 같아요. 그것을 저희가 근본이즘이라고 키워드를 좀 만들었습니다. 알고리즘이 예측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어떤 희구, 인간 본연에 대한 것들에 대한 고민 이런 것들이 근본이즘에 담겨 있습니다.
◇ 김현정> 근본에 대한 목마름이 동시에 생겨날 거다. 내년에 AI, 여기저기서 다 AI를 얘기하고 있으면 반드시 한편에서는 근데 근본은 뭐야? 근본으로 돌아가자는 움직임도 같이 있을 것이다. 이것도 흥미롭네요.
◆ 전미영> 예를 들어서 요즘 우리 국중박이라고 하는 박물관 인기가 대단하잖아요.
◇ 김현정> 국립중앙박물관.
◆ 전미영> 예, 서울에 있는 박물관도 인기지만 부여나 공주 같은 지방 박물관도 요즘 관객 수가 엄청나다고 하더라고요. 왜 이렇게 인기가 많죠? 라고 물어보면 많은 분들은 그 케데헌이라는 콘텐츠 때문에 한국의 박물관의 인기가 컸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이미 이 박물관 인기는 3년 전부터 시작되고 있었거든요. 저는 박물관의 인기를 미술관과 좀 비교를 합니다. 미술관은 지금도 신진 작가들이 새로운 작품을 얼마든지 쏟아낼 수 있는 영역이고요. 박물관은 작년, 재작년 10년 전하고 똑같은 작품들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진짜에 대한 그 시간, 수천 년의 시간의 무게를 견뎌온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잖아요.
◇ 김현정> 그렇죠.
◆ 전미영> 그 작품이 주는 진짜의 아우라가 우리의 AI 시대에 주는 어떤 하나의 흔들림, 떨림 이런 것들이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불고 있는 각종 복고 열풍, 할머니 시대에 입었던 카디건이 요즘 유행이에요. 그리고 엄마 시대에 있었던 디지털카메라 화소 아주 낮은 것을 요즘 애들이 써요. 이런 어떤 복고 열풍도 어쩌면 이런 AI의 빠른 속도에 반발하는 그런 움직임인 것 같아요. 요즘 저희 젊은 세대들이 부모님 세대에 썼던, 기억나실 거예요. 화소 한 30만 화소에 정말 화질 나쁜 디지털카메라 그거 서랍에서 꺼내서 사진 찍고 그게 좀 예술적으로 멋있다. 이러면서 좋아하는데.
◇ 김현정> 저도 그거 봤어요. 그리고 옛날에 왜 졸업식 때 들고나와서 찍던 비디오카메라 있잖아요.
◆ 전미영> 캠코더.
◇ 김현정> 캠코더, 그거를 젊은이들이 꺼내서 쓰더라고요. 캠코더를 써요.
◆ 전미영> 맞습니다. 이 스마트폰의 카메라 화질이 갈수록 좋아지고 AI가 보정까지 해서 정말 완벽한 사진을 만들어내는 시대에는 더 이상 화소 경쟁은 별로 매력이 없고요. 오히려 조금 화질이 나쁜데 뭔가 아련하고 추억이 있고 나의 뭔가 고향을 떠올리게 하는 그런 어떤 제품들 그런 상품들에 대해서 사람들이 훨씬 더 반응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되게 재밌다. 그러니까 모두가 다 필터 사진을 찍을 때 잡티도 좀 있고 주름도 좀 있는 그 진짜가 그리운 것처럼 근본으로 돌아가는 것. 그래서 지금 박물관이 인기를 끈다. 되게 재밌네요. 이거는 사업하실 분들, 뭔가 창업하실 분들한테도 굉장히 중요한 팁인 것 같아요. 사람들이 AI, AI, 가짜 어떤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 계속 나올 때 이 근본에 대한 마름, 레트로에 궁금증. 이런 것들이 있을 것이다. 재밌습니다. 시간이 어느 정도 남았나요? 한 가지 키워드만 더 짚어주신다면요. 10가지 중에?
◆ 전미영> 한 가지 키워드 더 짚어드린다면 프라이스 디코딩이라는 재미있는 키워드도 있습니다.
◇ 김현정> 프라이스 디코딩이 뭡니까?
◆ 전미영> 사람들이 요즘은 이 상품이 5만 원이에요, 1만 원이에요. 이렇게 기업들이 가격을 책정했을 때 이 가격을 마치 우리가 코드를 암호를 해독하듯이 풀어 헤친다는 뜻입니다. 가격을 풀어헤칩니다. 이 회사가 왜 1만 원이라는 가격을 책정했을까? 원가는 얼마일까? 이 회사가 스스로 자신의 브랜드 가치는 얼마라고 생각할까? 그리고 이 제품은 지금만 파니까 내가 스스로 생각했을 때 한정판의 가치는 얼마 정도 지불할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을 다 쪼개서 제품을 구매한다는 게 트렌드인데요.
◇ 김현정> 무지 능동적인 소비자들이다.
◆ 전미영> 그렇죠, 정보가 많고 AI 시대니까 그런 것들을 해체할 수 있죠. 이 트렌드는 전 세계적으로 보는 트렌드인 것 같고요. 사실은 이 프라이스 디코딩의 가장 수혜를 입은 업종이 K-뷰티입니다.
◇ 김현정> K-뷰티요?
◆ 전미영> 예, 우리 K-뷰티 제품들은 조금 송구하오나 저도 K-뷰티를 사랑하거나 백화점 1층에 있는 브랜드 같은 후광, 그런 아우라 고급짐은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품인데도 불구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전 세계 소비자들이 이제는 그 백화점의 브랜드 가치를 부풀린 제품들을 원하지 않고 정말로 가격 대비 성능이 압도적으로 좋은 이런 제품들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K-뷰티가 좀 빛을 발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예를 들어 눈에 바르는 섀도라고 하면 우리 화장품, 저렴이 화장품이라고 하거든요. 그건 9000원이에요. 백화점으로 가면 5만 원, 5만 원짜리가 조금 더 좋겠지 하지만 이렇게 차이가 많이 날 만큼 이게 이렇게 비싸야 해? 이거를 파헤친다는 거예요, 소비자들이.
◆ 전미영> 그렇죠. 성분을 파헤치고 함량을 파헤쳐서 정말 가격 하나하나에 대한 그것들을 따져서 이거는 대부분이 브랜드 후광이네. 나는 이 브랜드 후광에 돈을 쓸 생각이 없다는 생각이 들면.
◇ 김현정> 나는 저렴이로 가겠어.
◆ 전미영> 그렇죠, 그런데 한국도 K-뷰티의 가성비를 잘 보시면 가격이 무조건 싼 건 아니고요. 적절한 가격인데 압도적인 품질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가성비 개념도 좀 바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이 K-뷰티가 전 세계의 소비자들의 사랑을 좀 받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좀 제가 충격적으로 말씀을 드리면 어쩌면 브랜드의 시대는 좀 끝나가고 있고 상품력의 시대가 오고 있다. 정말 상품 하나하나가 품질이 좋고 매력이 있을 때 사람들이 브랜드 보지 않고 그 상품을 선택하는 그런 시대가 오고 있다.
◇ 김현정> 그러면 이른바 명품 가방, 명품 옷 이런 것도 전만큼 막 환호하고 이러지 않고 좀 저물어 갈 거라고 보세요?
◆ 전미영> 이것도 조금 어려운 문제이기는 한데요. 제가 방금 브랜드력이 좀 힘이 떨어지고 있어요라고 했지만 브랜드는 사라지지는 않거든요. 그러니까 그런 브랜드조차도 자신이 왜 이렇게 비싸야 하는지를 스스로 증명할 수 있고 그 가치를 말할 수 있는 그런 브랜드는 살아남을 것이고 정말로 그냥 이미지만 만들었던 그런 브랜드들은 아마 매출이 조금 힘들지 않을까 그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김현정> 여기까지. 키워드 지금 4개 봤잖아요. 한 5분 정도 시간 되세요? 박사님?
◆ 전미영> 예.
◇ 김현정> 댓꿀쇼로 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전미영> 고맙습니다.
※ 내용 인용 시 CBS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