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권 판매 후 운영 중단'…한국노총 사우나 사태 떠올리게 한 노블키즈 의혹

출입금지 표식이 붙어있는 DK몰 입구. 해당 매장은 임대인의 전기세 미납으로 지난달 21일부터 잠정 운영 중단 상태다. 독자 제공

건물주가 전기세를 내지 않아 운영이 중단된 DK몰의 입접업체 '노블키즈 전주에코시티점'의 '먹튀'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운영 중단 직전까지 공지 없이 회원을 모집했던 한국노총 사우나 운영 중단 사례가 재조명된다.
 
한국노총 사우나 운영 중단 사태는 지난 2019년 7월 전주시가 무상으로 위탁한 사우나를 운영하던 한국노총이 돌연 운영 중단을 알려 시민들의 불편을 초래했던 일이다.
 
당시 한국노총은 운영 중단 직전까지 회원들에게 별도의 공지 없이 할인 이벤트를 홍보하며 회원을 모집해 도덕적 해이 논란이 일었고, 운영 중단 이후에도 모든 연락을 끊은 채 회원권 환불 문제를 전주시에 떠넘기는 등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원성을 사기도 했다.
 
당시 20만 원 상당의 사우나 이용권을 구매했던 A(50대)씨는 "장기간 회원권을 끊으면 할인이 된다고 해서 구매했는데, 얼마 안 있어 목욕탕이 문을 닫았다"며 "당시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해 답답했었다"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운영 중단 당시 사우나 회원들에게 전달된 운영 중단 문자메시지. 독자 제공

 '노블키즈 전주에코시티점' 회원들도 '먹튀' 의혹을 제기하며 A씨와 비슷한 불만을 토로한다. 비싼 돈을 받은 후 운영 중단을 해놓고, 일언반구 해명이 없다는 취지다.
 
500만 원 상당의 회원권을 미리 끊어놨다고 밝힌 B씨는 "노블키즈는 일방적인 운영 중단 메시지 이후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으면서 학부모들의 연락도 피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 외의 피해자들도 100~600만 원에 달하는 회원권을 결제했지만, 운영이 중단된 후 2주가 지났음에도 노블키즈로부터 아무런 연락도 받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300만 원어치 이용권을 끊었다고 밝힌 C씨는 "14일에 회원 등록을 한 후 한 번 수업에 갔는데, 이후 수업 예약 접수가 안 됐다"며 "운영 중단 공지도 못 받은 상태에서 예약이 안되는 사정을 알아보니 환불이나 향후 조치에 대한 언급 없이 노블키즈의 문이 닫혀 있었다"고 말했다.
 
C씨를 비롯한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원장 배모씨가 회원 가입시 높은 가격의 회원을 끊을 경우 혜택이 많다며 현금결제를 유도했다"고 말한다.
 
배모씨의 말을 듣고 높은 가격대의 회원권을 끊은 피해자들은 그가 운영 중단이 될 것을 미리 알면서도 비싼 회원권을 끊게 한 후 잠적했다고 의심한다.
 
DK몰 임대인들과 입점업체들에겐 지난달 13일부터 전기가 끊긴다는 공지가 내려져 매장 철수를 준비하는 등 운영 중단의 가능성이 알려져 있음에도 회원들에게 일절 알리지 않고 회원을 모집하는 등 운영을 계속했기에, 고의성이 있다는 뜻이다.
 
노블키즈에 회원권을 등록해 놓은 이용자들이 피해를 호소하는 인터넷 게시글.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피해자들은 "이마트 등 대기업이 입점해있었기에 진짜로 운영 중단이 될 줄 몰라 회원을 받았다면 그 상황도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제대로 된 설명을 해야한다. 그러나 노블키즈는 17일 '운영이 중단된다'는 취지의 메시지 이후 아무런 말이 없고 연락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17명의 피해자들은 노블키즈 전주에코시티점의 원장 배모씨 등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한 상태다.
 
앞서 운영이 중단된 한국노총 사우나는 4년 동안 리모델링 등 시설 개선 후 지난해 재개장했다. 전주시는 이전과는 달리 위탁을 주지 않고 시설관리공단을 통해 시설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우나의 경우엔 운영 중단과 향후 대응에서 시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노블키즈 먹튀 의혹을 두고선 시는 '개입할 방도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범기 전주시장(가운데)이 3일 에코시티 DK몰의 단전 사태와 관련해 DK몰을 찾아 현장 상황을 살피고 있다. 전주시 제공

전주시 관계자는 "업체와 시민 간 중재를 도와줄 수는 있지만 효과는 미비하다"며 "경찰에 고발조치를 하는 것이 실질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K몰 운영중단과 관련해서는 입점업체들이 건물 임대인으로 제기하는 손해배상 소송 법률 지원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가게를 옮기는 점주들에겐 임대비 지원 등 소상공인 지원정책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전북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나 전북신용보증재단, 전북경제통상진흥원과의 협의를 통해 점주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CBS노컷뉴스는 배모씨 등 노블키즈 전주에코시티점 관계자의 반론 및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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