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정상회의'가 역대 가장 성공한 회의로 기록되며 막을 내렸다. 개최지인 천년고도 경주는 세계의 중심에 서며 '지구촌 10대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시민이 만들어 낸 감동의 기록과 '지속가능한 도시'로의 변화를 이끈 경주의 내일을 조명한다.
APEC이 바꾼 경주의 미래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는 APEC 정상회의를 통해 다시 세계의 중심에 섰다. '지속가능한 내일(Building a Sustainable Tomorrow)'을 주제로 열린 이번 회의에 21개 회원국 정상과 경제인, 언론인 등 2만여 명이 참석하며 지구촌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것이다.
보문단지 국제회의복합지구(HICO) 일대는 세계 각국의 대표단과 시민이 어우러진 축제의 장으로 변했고, 신라 천년의 문화와 첨단기술이 결합된 'K-APEC 경주 모델'이 전 세계에 소개됐다.
특히 경주는 문화와 산업, 그리고 시민이 함께 만들어 낸 '참여형 국제행사'의 새로운 매뉴얼을 선보이며 국제질서를 선도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했다.
시민의 힘으로 완성된 '세계 속의 도시'
경주시와 경상북도는 2021년 7월 APEC 유치 선언 이후 3년간 범시민 유치운동을 전개했다. 시민 146만 3874명이 서명운동에 참여했고, 500회 이상의 지지선언과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시민의 자발적인 참여는 도시 전체를 변화시켰고, 경주는 행정과 시민이 함께 움직이는 도시임을 세계에 보여줬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시민들이 거리의 주인이 되어 손님을 맞이한 덕분에 이번 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품격 있는 행사로 기억됐다"고 말했다.
문화유산 위에 기술을 입히다
APEC 정상회의가 열린 보문관광단지 일대는 회의장, 숙박시설, 도로, 공원, 조명 등을 전면적으로 정비했다.
대릉원과 첨성대 일원은 미디어아트와 홀로그램으로 재탄생했고, 황남빵·곤달비나물·천년한우 등 지역 식재료는 정상 만찬 메뉴로 오르며 '가장 한국적인 도시'의 품격을 높였다.
외신들은 경주를 "고대 신라의 예술성과 현대 디지털 기술이 융합된 무대" "화합의 노천박물관" 등으로 평가하며 경주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신라의 정신이 깃든 문화유산이 첨단 영상기술과 결합하며 '세계가 주목한 문화도시'이자 미래도시의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다.
지역경제와 도시 브랜드 동시 도약
경제적 성과도 뚜렷하다. 대한상공회의소 분석에 따르면 APEC 개최로 경제적 파급효과는 7조 4천억 원, 취업유발은 2만 3천여 명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행사 기간을 포함해 올해 3분기에만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약 12% 증가한 97만 2천여 명이 경주를 찾았다.
APEC을 계기로 경주는 MICE 산업 중심의 국제회의도시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했다. 보문단지의 숙박·교통·보행환경이 개선되고, 시가지와 사적지가 생태문화공간으로 재탄생했다.
포항경주공항 국제선 부정기편 운항 추진과 KTX 증편 등 교통 인프라 확충도 뒤를 이으며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APEC 이후, 지속가능한 도시를 향해
APEC 성공 개최를 이끈 경주시는 1본부 3과 규모의 '포스트 APEC 본부'를 신설하고 지속가능한 도시를 향해 나아간다.
전략기획·미래산업·디지털정책 3대 전담체계를 구축하고, '포스트 APEC 10대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세계적인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주요 과제로는 △세계경주포럼 정례화 △APEC 문화의 전당 조성 △보문단지 대(大) 리노베이션 △글로벌 CEO 서밋 창설 △AI 새마을운동 △신라통일평화공원 조성 △한반도통일미래센터 유치 등이 있다.
이는 APEC을 단순한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지속가능한 성장의 플랫폼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APEC 정상회의는 천년의 역사를 품은 도시 경주가 다시 세계의 중심으로 나서는 계기가 됐다. APEC을 계기로 시민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도시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