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재개발 정보를 이용해 주택을 매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조병길 부산 사상구청장을 제명하기로 하면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사상구청장 선거 판세가 요동치고 있다. 여당 현직 구청장의 중징계로 국민의힘 공천구도가 조기에 불붙는 한편, 더불어민주당 역시 후보군을 정비하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재개발 정보 활용 의혹에 "우리 손 깨끗해야 공격 가능"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3일 회의를 열고 조병길 구청장에 대해 당규상 최고 수위의 징계인 제명을 의결했다.
여상원 윤리위원장은 "당이 제대로 서기 위해서는 돈 문제에서 남이 볼 때 의심받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며 "조 구청장을 제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조 구청장은 지난 2월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괘법1구역 내 주택을 매입했고, 불과 석 달 뒤인 5월 해당 지역이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해충돌 논란이 제기됐다.
조 구청장은 "실거주 목적의 매입이었고 특혜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윤리위는 "청렴을 주장해도 주민이 신뢰하지 않으면 선출직 자격이 없다"며 제명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은 최근 여권 내부의 금전 관련 논란과 선을 긋는 의미로 해석된다. 제명 조치는 오는 6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무주공산' 된 사상… 국힘, 윤태한·김창석·서복현 등 경쟁 예열
조 구청장 제명으로 국민의힘 사상구 공천 경쟁은 급속히 달아오르고 있다.
김대식 국회의원이 당협위원장으로 있는 이 지역은 이미 '물갈이 지역'으로 꼽혀왔다.
현재 거론되는 주요 후보군은 국민의힘 윤태한(사상1)·김창석(사상2) 부산시의원, 그리고 서복현 경남정보대 교수다.
윤태한 의원은 구의회 재선 의원으로 시의회 복지환경위원장을 지내며 지역 밀착형 의정활동으로 평가받고 있고, 김창석 의원은 장제원 전 의원의 보좌관 출신으로 정무감각과 기획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복현 교수는 한때 장 전 의원 비서관으로 활동했고, 이후 김대식 의원 체제에서 사상당협 사무국장을 맡으며 조직 운영 경험을 쌓았다.
이들과 함께 윤숙희 구의원과 송호경 전 당협 사무국장도 하마평에 올라 다자구도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민주당 서태경·김대근 출마 저울질
민주당도 조병길 구청장의 제명 이후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태경 사상지역위원장이 유력 주자로 꼽힌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그는 지난해부터 지역위원장으로서 조직 재정비에 나서며 인지도를 높여왔다.
여기에 배재정 전 의원계 인사인 김대근 전 사상구청장과 김부민 전 시의원도 출사표를 준비 중이다.
김 전 구청장은 2018년 구청장으로 당선됐으나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직위상실형을 받았고, 이후 사면·복권됐다.
민주당 관계자는 "사상은 부산 서부권에서 상징성이 큰 지역으로, 인물 경쟁력이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사상구 선거, '부산 전초전'으로… 여야 모두 새 인물 찾기 분주
현직 구청장의 제명으로 '무주공산'이 된 사상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여야 모두 새로운 주자를 내세워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국민의힘은 "공정한 공천과 신뢰 회복"을 내세우며 인적 쇄신을 준비하고 있고, 민주당은 "지역민이 납득할 후보"를 통해 반등의 계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조병길 구청장의 제명은 단순한 징계를 넘어 사상구 정치지형 전체를 흔드는 사건"이라며 "사상은 내년 부산 지방선거의 전초전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