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 파고 넘은 李정부, 민생·경제 성과 이어갈까

이재명 대통령이 2일 한-싱가포르 정상회담이 열리는 용산 대통령실에서 로런스 웡 싱가포르 총리를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와 미국·중국·일본 정상과의 연쇄 회담을 우호적으로 마치며 굵직한 외교 현안을 일단락했다. 첫 본 예산안 심의를 앞두고 있는 정부는 확장 재정을 통해 신성장 동력에 투자하고 내수 진작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4일 총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나선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의 방향성을 설명하고, 여야에 신속한 처리와 협조를 요청할 예정이다. APEC 정상외교 성과와 한미 통상 협상 비준 문제도 함께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전날 이 대통령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외교 성과와 세부 협의 진행 상황을 보고받으며 예산정국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던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정쟁 요소가 있다고 판단하고 직접 제동을 걸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쟁보다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경주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각각 회담하며 외교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직전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은 연간 최대 200억 달러 규모의 분할 투자 합의로, 장기 교착을 끝내고 경제 불확실성을 걷어낸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협상 타결로 '안보 패키지' 문서화도 가시화됐다.
 
이 대통령은 APEC CEO 서밋을 통해 글로벌 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이끌어내며 '경제 외교'에도 박차를 가했다.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 및 국내 기업 4곳에 최신 GPU '블랙웰'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은 90억 달러 규모 한국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정부는 당초 예상된 7조 원을 웃도는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는 728조원 규모 예산안을 통과시켜 실질적인 경기 반등과 민생 회복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보다 8% 증가한 내년도 예산안은 AI·연구개발(R&D) 등 미래산업 육성 분야에 집중됐다. 

'이재명표 대표 사업'인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도 24조원 규모로 편성됐다. 관련해 국민의힘은 '빚잔치 예산'이라며 삭감을 목표로 하고 있어 국회 협조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과의 통상·안보 협상 양해각서(MOU)와 '조인트 팩트시트'(합동설명자료) 문안도 아직 조율 중으로, '민생 집중' 기조에 걸림돌이 될 수 있는 변수다. 

강훈식 실장은 팩트시트 발표 시점에 대해 "양국 간 이견이 크게 없는 상황이라 이번 주 내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디테일 싸움에서 마지막까지 국익 침해 가능성을 최소화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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