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APEC 정상회의'가 역대 그 어느 행사보다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번 정상회의는 천년고도 경주만의 히스토리와 해리티지를 바탕으로 오직 경주만이 가능한 성공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 경주만이 할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의전을 선보였다.
대표적인 사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달한 천마총 금관 모형이다. 일부 외신이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받은 순간 눈을 떼지 못했다"고 보도할 정도로 이 금관은 큰 화제를 낳았다.
트럼트 대통령은 금관 모형을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 바로 싣도록 지시하고, 백악관 가장 앞에 전시하라고 말할 정도로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일부 누리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금관을 쓴 채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춤을 추는 합성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는 등 각종 밈(Meme)으로 확산하기도 했다.
한미간 관세협상을 이끌어내는데 '천마총 금관'이 일등 공신이라는 우스갯 소리까지 나올 정도였다.
경주의 또 다른 상징이자 대표 먹거리인 '황남빵'은 한중 정상 간 원활한 만남의 윤활유 역할을 했다.
정상회의 개막식에 늦은 채 굳어 있던 시 주석의 얼굴은 이재명 대통령이 전달한 황남빵에 대해 "맛있게 잘 먹었다"며 친근함을 전하며 비로써 풀린 것이다.
이 대통령은 경주에 도착한 시 주석에게 환영의 뜻으로 '경주의 맛을 즐기시길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갓 만든 황남빵을 보자기에 포장해 전달했었다.
이후 이 대통령은 중국 측 대표단을 위해 황남빵 200상자를 추가로 보냈고, 한중 양국은 정상회담을 통해 6건의 양해각서와 양국 중앙은행간 통화스와프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냈다.
게다가 시 주석은 한중 정상회담에서 통일신라 말기 경주 출신 학자인 고운 최치원의 한시 '범해'(泛海)를 언급하며 양국 간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당나라 시기 장안에서 유학했던 경주 출신 문학가 최치원 선생이 귀국 도중 '괘석부창해(掛席浮滄海) 장풍만리통(長風萬里通), 즉 '돛을 달아서 바다에 배 띄우니 긴 바람이 만 리에 나아가네'라는 시를 남겼다"며 "오늘날의 중한 우호도 계속해서 생기와 활력을 발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라 귀족들이 국가의 중대사를 의논하던 합의제 회의로, 만장일치로 의결하는 것이 원칙인 화백회의 정신도 경주 APEC에서 다시 한 번 주목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개회사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가 어우러져 만들어 낼 화음의 심포니를 추구하며 조화와 상생의 길을 찾는 것이 신라의 화백 정신이다"고 말하며 경주가 가진 헤리티지를 십분 활용했다.
이와 함께 한류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다이애나 카니 캐나다 총리 부인은 입국도 하기 전에 월정교에서 펼쳐진 한복 패션쇼 관람을 미리 신청하며 신라의 달빛 아래서 펼쳐진 한복의 아름다움에 푹 빠졌다.
그는 김혜경 여사와 나란히 패션쇼를 지켜보고 국립경주박물관도 함께 찾으면서 최대 60조 원 규모인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을 국내 업계가 수주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신라의 수도이자 천년의 역사와 문화를 품은 경주는 그 자체로 외교와 문화의 장이 될 수 있는 도시"라며 "이번 정상회의는 경주만이 할 수 있는 가장 성공적인 시나리오를 보여줬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