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세종시가 내년에도 지방채 발행을 결정했다.
도시 특성상 민간 공동주택 입주에 기댄 취득세 수입 또한 줄어들 전망이어서 내년에도 세입 감소와 고정 지출 증가라는 이중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3일 세종시에 따르면 내년도 본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지방채 736억 원을 발행해 부족한 예산을 충당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지방채 발행액은 5년 전과 비교해 배 이상 늘어난 4315억 원을 기록 중이다.
재정 부족을 메우기 위한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1200억 원가량 활용하기로 했다.
앞서 시가 내년도 예산 편성을 위한 세입을 추계해 보니 예년에 비해 수백억 원 규모의 세입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재정난 속에서도 시는 내년도 예산을 늘려 편성했다. 올해 본예산 1조 9816억 원보다 1013억 원(5.1%) 증가한 2조 829억 원 규모로 정했다.
주요 사업으로 국가산업단지 기반시설 조성 46억 원, 조치원 산단 개선 사업비 8억 5천만 원, 기회발전특구 조성비 4억 4천만 원, 친환경종합타운 사업비 66억 원 등을 편성했다.
내년 새롭게 출범하는 세종평생교육·정책연구원 운영 예산으로는 185억 원을 반영했다.
취약계층 등을 위한 사회복지 분야는 올해보다 예산을 늘렸다. 495억 원 증액한 5869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만 9세까지 확대되는 아동수당 관련 예산 406억 원, 출생 축하금 예산 35억 원, 노인 기초연금 예산 947억 원을 각각 편성했다.
지역화폐 발행 예산 35억 원, 소상공인 이자차액 보전 예산 32억 원, 대중교통 정액권 '이응패스' 예산 48억 원 등도 투입하기로 했다.
지역 3대 축제인 세종한글축제·낙화축제·복숭아축제 관련 예산도 반영했다.
시는 어렵다는 이유로 재정을 소극적으로 운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민호 세종시장은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 취득세 감소가 예상되는 등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재정을 소극적으로 운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긴축재정 기조를 유지하되, 시민을 위해 해야 할 사업은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