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다이어트 전문 유튜버 곽혈수(22·본명 정현수)가 택시 기사를 상대로 성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을 공개하며 경찰 수사 과정에서 겪은 2차 가해를 폭로했다.
곽혈수는 지난 2일 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이 말을 꺼내기까지 오래 걸렸다'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그는 영상에서 "지난해 5월 23일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귀가하던 중 택시 기사가 아파트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뒷좌석으로 넘어와 성폭행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정신을 잃은 사이 범행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그는 "성폭행 피해 사실을 밝히면 사람들이 불쌍하게 볼 것 같아 숨기고 살아왔다"며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버로서 카메라 앞에서 밝은 척하는 게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사건 이후 1년간 산부인과 치료를 받으며 약물 과다 복용으로 인한 탈모와 공황 증세, 불안, 무기력, 과호흡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수사 과정에서 경찰의 부적절한 발언도 폭로했다. 그는 "담당 경찰이 '성폭행을 당할 때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냐'고 물었다"고 했다. 이 발언이 공개되자 온라인상에서는 "전형적인 2차 가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곽혈수는 현재 가해자를 상대로 한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소송체계는 피해자가 몇 년씩 고통을 견뎌야 하는 구조"라며 "끝까지 싸워 절대 지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성폭행 피해자임을 숨기지 말고 목소리를 내달라"며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한편 해바라기센터는 성폭력·가정폭력·성매매 피해자를 대상으로 24시간 상담과 의료, 법률, 수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센터는 성폭력 피해 시 △증거 확보 △사건 후 세탁 및 목욕 금지 △상처 부위 촬영 및 진단서 발급 등의 대처를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