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소재 범죄단지 '웬치'에서 대통령 경호처와 군 부대 등을 사칭해 노쇼 사기와 대리구매 수법으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벌인 조직원들이 무더기 검거됐다.
강원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와 범죄단체조직 혐의로 국내 총책 A씨 등 114명을 검거하고 이 중 18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캄보디아에서 송환된 피의자는 3명으로 모두 한국인이며, 나머지는 국내에서 검거된 피의자들로 확인됐다.
연령별로는 20대가 44%(50명)로 가장 많았고 30대 37명(33%), 40대 11명(10%) 순으로 집계됐다. 심지어 10대 피의자들도 4명이 검거됐다. 성별로는 남성이 86명, 여성 28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군 간부를 사칭해 철물점에 대량의 물품 구매를 요청하고, 전투식량을 대리 구매해달라며 유령 업체를 소개한 뒤 돈을 받고 잠적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지난 대선 당시에는 정당 관계자를 사칭해 숙박업소를 예약할 것처럼 속인 뒤 도시락 업체를 사칭한 조직원의 계좌 등으로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
피해 규모는 군 사칭 402건(63억9400만 원), 정당 및 경호처 사칭 158건(5억 60만 원)으로 집계됐다. 군 사칭 사건은 경기도가 80건, 정당 및 대통령 경호처 사칭 사건은 서울이 32건으로 가장 많았다. 강원도는 군 사칭 29건(약 7억 원), 정당 사칭 11건(약 3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조사 결과 캄보디아 해외총책(중국)은 현지 콜센터를 두고 국내·외 자금세탁 조직과 중계기 관리 조직을 관리했다.
콜센터는 군과 정당 사칭 조직과 전투식량 등 판매업체 사칭 조직이 1개 조로 편성됐으며, 캄보디아 현지 조직원들은 텔레그램 등을 통해 스스로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외 자금세탁 조직은 국내 자금세탁 조직과 연계해 대부분 피해금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해외 가상자산거래소로 송금하는 수법을 사용했다. 중계기 관리책은 서울, 경기 등지에서 장소를 옮겨가며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해 해외 통신을 유지 시켰다.
강원경찰청은 지난해 12월 군 간부를 사칭한 '노쇼 사기' 피해가 전국적으로 커지자 집중 수사에 나섰으며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소재 범죄단지 콜센터를 특정, 경찰청(인터폴)과 국정원 등과 협력해 현지 콜센터를 급습했다.
이번 검거 작전은 해외 총책부터 콜센터, 범행에 이용된 중계기, 통신 판매점, 대포폰, 대포통장, 자금세탁 등 총책부터 인출책까지 끝까지 추적해 국내외 조직원을 검거하는 등 최근 발생하는 노쇼 범죄의 전반적 범죄를 밝혀내는 데 주력했다.
또 지난 5월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정당 당직자와 대통령 경호처를 사칭한 유사 '노쇼' 피해가 커지면서 경찰청으로부터 집중수사관서 지정을 받아 총 560건의 종합 수사를 진행해 왔다.
강원경찰청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층과 사회초년생 등이 범행에 가담하는 경우가 많다"며 "국내·외에서 업무 난이도에 비해 비정상적 고수익을 약속하는 제안은 납치 및 감금 등 피해로 이어질 뿐 아니라 사기죄 공범으로 엄중한 처벌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분들께서는 공공기관을 사칭하는 노쇼 사기 사건이 유행하는 만큼 계약 등에 의한 대리구매시 꼭 해당기관 대표번호를 통해 실제 계약 관계를 명확히 확인하고 특히 공공기관에서는 대리구매를 요청하거나 돈을 선입금하라는 경우는 절대 없다"고 당부했다.
한편 경찰은 해외에서 도피 또는 범행에 가담하고 있는 조직원 17명과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조직 총책 검거에 주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