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그룹 싸이커스(xikers)가 돌아왔다. 그사이 그토록 염원하던 국내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고, 북미 투어를 진행했으며, 같은 소속사의 선배 그룹인 에이티즈(ATEEZ)의 월드 투어 오프닝 무대를 서는 등 바쁜 나날을 보냈다.
데뷔 때부터 이어온 세계관에 마침표를 찍는 '하우스 오브 트리키 : 레킹 더 하우스'(HOUSE OF TRICKY : WRECKING THE HOUSE)를 시월의 마지막 날에 발매한 싸이커스는, 하우스 장르의 흥겨운 신곡 '슈퍼파워'(SUPERPOWER)(Peak)를 통해 '귀로 듣는 에너지 드링크'를 선사하겠다는 각오다.
CBS노컷뉴스는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싸이커스를 만났다. 빌보드 차트 순위 집계를 고려해 이번에도 금요일에 앨범을 내는 싸이커스는, 이미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 진입한 기록이 있지만 언젠가는 꼭 정상에 올라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 음악방송 1위 후 앙코르 라이브를 들려주고 싶다고도 전했다.
'하우스 오브 트리키 : 레킹 더 하우스'는 새로운 도약을 위해 과거의 한계를 부수며 나아가는 방식을 택한 싸이커스의 모습이 담겼다. 온전히 성장했기에 더 이상 머무를 집이 필요하지 않아 그 집을 무너뜨리고 세상으로 나아간다는 내용이다.
"크게 복잡하다기보다는 리스너분들이나 저희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저희라는 콘텐츠를 재밌게 소비할 수 있는 하나의 장치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운을 뗀 리더 민재는 "세계관 마무리 짓고 '이제 세계관 안 한다' 이런 느낌은 전혀 아니고 저희 아이덴티티 담은 앨범이나 프로모션 방식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장을 마무리한다는 것 자체로 큰 의미를 가져가는 거 같고, 마무리함과 동시에 다음에 싸이커스는 새로운 시리즈와 새로운 음악으로 등장할까 기대할 수 있게 하는 앨범이 될 거 같아서 저희도 최대한 이번 앨범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특히 민재는 데뷔 앨범부터 미니 6집까지 세계관이 어떤 식으로 전개됐는지 막힘없이 설명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세계관을 두고 팬들이 내놓은 훌륭한 해석에 놀란 적이 있다고도 고백했다. 수민은 "'아이코닉' 작사하며 저는 세계관적으로 쓰지 않았는데, 로디(공식 팬덤명)분들이 그걸 세계관과 엮어서 풀어내시더라"라며 "'아, 이렇게도 내 가사를 해석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헌터는 "저희 콘셉트 사진 중 몇 명은 레이저 빔이 오른쪽 눈에 있고 몇 명은 왼쪽에 있다. 별 생각없이 촬영했는데 팬분들은 어느 쪽은 악당이고 어느 쪽은 스파이다 이런 식으로 해석하시더라. 되게 깊이 해석하시는 걸 보면서 신기했다"라고 거들었다.
'아이코닉'(ICONIC) '씨 유 플레이'(See You Play)(S'il vous plait) '슈퍼파워' '블러리'(Blurry) '라이트 인'(Right in)까지 총 5곡이 수록된 이번 앨범에서, 싸이커스는 여러 가지 시도를 감행했다. 그동안 트랩 기반의 음악을 선보인 싸이커스는 타이틀곡 '슈퍼파워'로 청자에게 '싸이커스표 하우스'를 들려준다.
기존 틀에 얽매이지 않고 싸이커스만의 에너지로 한계를 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슈퍼파워'는 민재, 수민, 예찬이 직접 작사에 참여한 곡이다. 수민은 "노래가 너무 좋아가지고 입이 간질간질거려서 굉장히 힘들었다"라며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다"라는 설렘을 전했다.
예찬은 "처음 들었을 때 그렇게 다크하지도 않은데 신나는 힙합 장르 노래이기 때문에 저희 멤버들이 너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퍼포먼스 상상해 봤을 때 이번 안무도 잘 나올 거 같다 싶었"라며 "에너지 드링크를 까서 마시는 안무가 있다. 포인트로 가져가고 싶은 안무이기 때문에 그걸 집중해서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뮤직비디오를 보고 나서 엔시티(NCT)나 슈퍼엠(SuperM) 노래 느낌이 난다는 감상이 나오자, 민재는 "트랩 기반 음악을 다양한 장르랑 믹스해서 타이틀곡 작업을 많이 했는데, (이번엔) 베이스 기반의 장르를 타이틀곡으로 했다"라고 소개했다.
민재는 "1년 전부터 음악 시장에 하우스, 묵직하고 세련된 베이스라인이 강조된 노래가 인기였는데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음악을 재해석하는 방식으로 하우스 장르를 시도해서 그렇게 들어주신 것 같다"라며 "'하우스 오브 트리키' 시리즈 완결판을 내면서 다음 챕터를 기대하게 만들고 싶고, 스타일적으로 변화 시도한 부분을 잘 알아봐 주신 것 같아서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새 앨범을 준비하며 어떤 노력을 했을까. 준민은 "10명 중 보컬 멤버는 7명이라서 지금까지는 각자 조금 짧은 파트를 주로 했었는데, 이번에는 보컬 멤버들도 조금 긴 프레이즈 갖고 가면서 본인의 고유한 멋을 살려내려고 노력을 많이 한 것 같다"라고 밝혔다.
진식은 "이번 앨범에선 보컬 친구들도 조금씩 래핑이 들어간 파트를 많이 맡은 거 같다. 안 해 본 라인을 하다 보니까 조금 어렵기도 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긴 했지만, 잘 연습해 가서 완성된 곡을 들었을 때 나쁘지 않게 잘했단 생각이 든다. 높은음 맡던 친구들이 낮은음 맡으면서 그런 것에서도 변화를 주지 않았나"라고 바라봤다.
세은은 "저희 강점은 칼군무다. 칼각 신경 쓰면서도 개인 파트에서 매력을 더 보여줄 방법으로 많이 연습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헌터는 "마지막 댄스 브레이크에 팝핀 들어가는 동작이 굉장히 많다"라며 "전 개인적으로 팝핀 기본기를 좀 더 연습했다. 최대한 맛을 살리기 위해서"라고 부연했다.
더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멤버들끼리 서로 도왔다. 진식은 "발음이 꼬이거나 따닥따닥 붙어있는 라인이 있을 때 래퍼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그간) 많이 했다 보니까 잘 알아서 조언해 줬다"라고, 현우는 "'아이코닉' 곡이 영어 가사이다 보니까 헌터한테 물어보면서 했다"라고 전했다.
수민은 "(기존 세계관의) 완결편인 만큼, 작업할 때 최대한 모든 걸 쏟아내야겠다 해서 모든 수록곡, 타이틀곡 버전이 엄청 많았다. 최대한 좋은 완성도와, 리스너들이 들었을 때 어느 정도 쾌감을 주기 위해서 많은 애드리브와 소스, 좀 재미난 것들을 많이 넣었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신곡으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묻자, 민재는 "꿈 중 하나가 '빌보드 200' 1등"이라며 "음방 1위도 아직 못 해 봤는데 그래도 2, 3등 순위에는 들어본 적 있다. 팬분들도 너무 아쉬워하시고 '다음번에는 1등 시켜주겠다' 말씀해 주시는데 그거 자체가 너무 큰 원동력이 되는 거 같다. 음방 1위를 꼭 해서 멋있는 앙코르 라이브 무대도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세은은 "매 앨범 (음악방송 1위) 기대감은 갖고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라이브 연습을 많이 한다"라고, 예찬은 "앙코르 라이브는 그냥 완전 생MR이지 않나. 그 생MR에서도 처음부터 끝까지 풀 파워로 군무하면서 완벽한 앙코를 보여줄 수 있다. 기회가 된다면 그렇게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현우는 "(저희가) 1위 해 본 적이 없어서 1위 하면 이 중에서 '이 사람은 무조건 울 거다' '안 울 거다' 하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라며 "정훈이란 친구는 절대 안 울 것 같다"라고 해 웃음을 유발했다. 세은은 "정훈, 헌터, 예찬 빼고" 울 것 같다고, 헌터는 "세은이 가장 먼저 울 것 같다"라고 앞다투어 의견을 냈다.
2023년 3월에 데뷔한 싸이커스는 여전히 평소에는 연예인이라는 생각을 별로 안 한다고 고백했다. '우리가 좀 연예인 같다' 싶었던 때가 언제인지 질문하자, 세은은 "저는 헌터랑 제이홉 선배님 '킬린 잇 걸'(Killin' It Girl) 챌린지를 찍어서 올렸을 때 제이홉 선배님이 '좋아요'를 눌러주셨을 때 '우와!' '헐!' 했다"라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곡으로는 투어스(TWS)와 챌린지를 준비했다고 귀띔했다.
헌터는 "산책하다가 가게에서 저희 노래가 나올 때. 실제로 편의점 갔을 때 노래 나온 적이 있었는데 온몸에 소름이 돋고 '우리 노래가 나온다고?' 이런 생각이었다. 이번 컴백 열심히 해서 길에서 저희 노래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답했다.
2025년 마무리를 앞두고 바라는 점이 있다면 '멋진 무대'를 남기고, 퍼포먼스로 상을 받아보는 것이다. 세은은 "활동도, 시상식도 많이 앞두고 있어서 열심히 준비해서 '이 무대는 정말 잘했다, 만족스럽다' 하는, 나중에 두고두고 돌려볼 수 있는 무대 하나는 남겼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민재는 "베스트 퍼포먼스상을 받아보고 싶은 마음"이라며 "노미네이트(후보 선정) 되어도 너무 기쁠 것 같고 언젠가는 꼭 수상하겠다는 결의에 찬 다짐도 있다"라고 전했다.
'여행자'라는 팀명을 고려하면 지금 '수화물을 막 부친'(세은) 상태인 것 같다고 한 싸이커스는 미니 6집 '하우스 오브 트리키 : 레킹 더 하우스'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