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고액 예금 계좌 수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은행의 저축성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 수는 9만9천좌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10만좌보다 1천좌 줄어든 것으로, 고액 예금 계좌 수가 감소한 것은 지난 2013년 하반기 이후 처음이다.
올해 상반기 말 10억원 초과 정기예금은 6만좌로, 6개월 전보다 1천좌 줄었다.
법인 등이 일시적인 여유자금을 맡기는 기업자유예금도 3만4천좌에서 3만2천좌로 감소했다.
다만, 올해 상반기 말 저축성예금 중 잔액이 10억원을 초과하는 계좌의 잔액은 총 821조4130억원으로, 6개월 전(815조8100억원)보다 소폭 증가했다.
고액 예금 계좌 잔액은 2023년 하반기 말 771조7490억원으로 바닥을 찍은 뒤 증가세를 이어갔고, 지난해 말에는 800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했다.
유형별로 보면, 기업자유예금 잔액은 지난해 말 234조8250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229조2350억원으로 2.4% 줄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569조1020억원에서 579조3740억원으로 1.8%, 저축예금 잔액은 11조960억원에서 12조70억원으로 8.2% 각각 늘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경기 둔화와 기업 영업환경 악화 등의 영향으로 기업자유예금을 중심으로 감소세가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