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파고' 넘은 李대통령…다카이치號와 '셔틀 타고'[영상]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30일 경북 경주 APEC 정상회의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관세협상이라는 작지 않은 파고를 넘은 이재명 대통령이 30일에는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에 나섰다. 전임 이시바 시게루 총리와 복원한 한일 셔틀외교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욱 공고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세협상 넘긴 李대통령…日포함 6개국과 연쇄 정상회담

지난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한미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후속협의라는 숙제를 풀어낸 이 대통령은, 이날부터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요 회원국 정상들과의 양자회담에 박차를 가했다.
 
이날 오전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정상회담을 시작으로 뉴질랜드, 태국, 베트남, 호주 등 6개국 정상과 연쇄 정상회담에 나섰다.
 
가장 큰 관심사는 이날 마지막 회담이었던 다카이치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에서 만난 다카이치 총리에게 "격변하는 국제정세와 통상환경 속에 이웃 국가이자 공통점이 많은 한일 양국은 그 어느 때보다 미래지향적인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전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 기자회견 발언을 인용하며 "그 말씀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할 뿐 아니라 제가 평소에 하던 말과 똑같다. 놀랍게도 글자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공감대 형성에 나서기도 했다.
 
다카이치 총리도 이런 이 대통령의 친화적인 태도에 공감하며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 무게를 뒀다.
 
그는 "일본과 한국은 서로에게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셔틀 외교도 잘 활용하면서 저와 대통령님 사이에서 잘 소통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적극 소통에 나설 의지를 내비쳤다.
 

구체적 결과물 없었던 한일 정상회담…상견례 분위기는 '훈훈'


이날 회담에서는 구체적인 양국간 현안 의제에 대한 결론을 내리는 등 실질적인 결과물이 도출되진 않았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에 마련된 국제 행사인데다, 다자 행사 중간에 마련된 회담이었다는 점, 양국 정상이 처음 만나는 일종의 상견례적 성격의 자리였다는 점에서 실무 논의는 깊게 다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강유정 대변인은 양국의 최근 최대 현안이었던 미국과의 관세협상 관련한 대화는 양 정상이 "전혀 나누지 않았다"고 말했다.
 
과거사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있었지만, 일본 측의 진정성 있는 사과 등이 아닌, 과거 문제는 과거 문제대로, 미래지향은 미래지향대로 풀어나가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문제와 과제가 있다면 문제는 문제대로 풀고 과제는 과제대로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으며, 양 정상 모두가 양국이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가야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우려와 달리 기대감 높아진 셔틀외교…日서 정상회담 가능성

양 정상이 첫 만남에서 농담과 웃음을 주고받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한 만큼, 셔틀외교 지속에 대한 기대감도 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를 정기적으로 참배하는 등 전임인 이시바 전 총리와는 정치색이 사뭇 다른 인물이다.
 
때문에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이 결정된 후 국내외에서는 이 대통령이 취임 후 3개월여라는 짧은 기간 동안 3차례나 이시바 전 총리와 만나며 구축한 한일 관계가 다소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려와 달리 이 대통령이 먼저 "한국과 일본이 앞마당을 공유하는 너무 가까운 사이다 보니 가족처럼 정서적으로 상처를 입기도 하는 것 같다"며 거리감을 좁혔고, 다카이치 총리도 적극 공감을 표하면서 한일 관계의 확대에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셔틀 외교 순서상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며 방문 의사를 밝혔는데, 다카이치 총리가 "곧 뵙기 바란다"고 화답한 만큼 일본에서의 한일 정상회담 가능성도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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