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미국의 25% 자동차 품목 고율 관세가 지속된 여파로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매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약 30%, 1조 원가량 급감했다. 현대차는 해당 분기 관세 타격액만 1조 8천억 원에 달했지만, 절반 이상은 비상 계획을 동원해 만회했다고 밝혔다.
다만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되며 자동차 관세가 조만간 15%로 인하될 예정인 만큼, 이후에는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된다.
3분기 최대 매출에도 '美관세' 탓에 영업익 줄어
현대차는 30일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액은 46조7214억원(자동차 36조 7145억원, 금융 및 기타 10조69억원), 영업이익은 2조5373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매출액은 지난해 동기 대비 8.8% 증가한 것으로, 3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호조와 우호적인 환율 효과, 금융 부문 실적 개선 등으로 3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3조5809억원) 대비 29.2%, 액수로는 1조 원가량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5.4%로 떨어졌다.
현대차는 미국·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판매가 호조를 보였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관세 탓에 수익성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차 이승조 재경본부장은 "관세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1조8천억원 영업이익 감소가 발생했다"며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으로 관세 영향 일부(약 60%)를 만회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매 판매 기준 103만8353대를 판매했다.
국내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HEV)와 아이오닉 9의 신차 효과로 SUV 판매가 성장해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8만 558대가 팔렸다.
해외에서는 전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85만7795대가 팔렸다. 대외 환경 악화로 신흥시장 판매는 줄었지만 미국에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5만7446대가 판매됐다.
친환경차의 경우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전기차(EV) 판매 비중이 확대됐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에 따른 판매 견인 효과로 전년 동기보다 25.0% 증가한 25만2343대로 집계됐다. 이중 EV는 7만 6153대, 하이브리드는 16만1251대 판매됐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불확실성 해소…향후 실적 회복 전망
현대차는 미국발 관세 등 통상 환경 변화를 향후 경영 활동의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또 신흥 시장에서 판매 둔화가 이어지는 등 녹록하지 않은 경영 환경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비상계획을 추진해 '2025년 연결 기준 연간 가이던스'를 달성하겠다는 각오다.
현대차는 지난 9월 △전년 대비 연결 매출액 성장률 목표 5.0~6.0% △연결 부문 영업이익률 목표 6.0~7.0% 등의 수정 가이던스를 발표한 바 있다.
한미 관세 협상이 전날 전격 타결된 만큼, 향후 실적 개선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재경본부장은 "관세 15% 최종 타결로 기존 대비 부담이 축소될 것으로 예상돼 지난 8월 CEO(최고경영자) 인베스터 데이에서 말한 연도별 영업이익 목표구간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협상 타결로 자동차 관세가 15%로 인하된 것에 대해서는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라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또 관세 비용에 따른 가격 인상 여부와 관련해 "가격적인 요소는 계속 '패스트 팔로워' 전략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할지는 시장 모니터링 상황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며 "다만 고객 가치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