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린원' 타고 동맹 과시한 美日…다카이치 "노벨평화상 추천할 것"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 28일 첫 정상회담
동맹 강화 의지 강조…경제 및 안보 등 현안에 대해 폭넓은 논의
아베 신조 전 총리와의 인연 앞세워 동맹강화
"미일의 새 황금시대 만들어가고 싶다"
"우리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국"

연합뉴스

아시아를 순방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28일 첫 정상회담을 갖고 미일 동맹의 '새 황금시대'를 선언했다. 두 정상은 동맹 강화 의지를 강조하며 경제, 안보 등 현안 전반에 대해 폭넓은 논의를 벌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날 오전 도쿄 모토아카사카 영빈관에서 약 40분간 회담했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아베 신조 전 총리와의 인연을 앞세워 동맹강화에 뜻을 모았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발언에서 "일미의 새 황금시대를 만들어가고 싶다"고 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가장 강력한 수준의 동맹국"이라며 "미일은 지금보다 강력한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두 정상은 이날 일본의 5500억 달러(약 790조원) 규모 대미 투자가 포함된 미일 무역 합의 이행 의지를 강조하는 문서에 서명했다. '미일 동맹의 새 황금시대를 위한 합의 이행 문서'로 명명된 공동문서에는 "양국이 합의 이행을 위해 신속하면서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온 점에 만족한다"며 "위대한 합의를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는 신임 다카이치 내각이 전임 이시바 시게루 내각 때 체결된 합의에서 이탈하거나 수정하지 않도록 못박은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의 대미 투자는 미국 측에 유리한 합의라며 일본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날 미일협상과 관련해 "매우 공정한 합의"라고 강조했다.

회담에선 5500억달러(약 790조원) 대미투자 관련 논의도 있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날 양국 정부가 공동문서로 투자처 후보를 정리했으며 SMR(소형모듈원자로) 건설, 데이터센터용 전력인프라, AI(인공지능), 희토류 등 전략광물 조달 등 21개 사업이 문건에 올랐다. 전체 사업 투자규모는 4000억달러(약 575조원)다.

두 정상은 '미일 핵심광물 및 희토류 확보를 위한 프레임워크'에도 공식 서명했다. 이 문서는 미국이 추진 중인 공급망 재편과 일본의 경제안보 강화 전략을 연결하는 협정이다. 백악관에 따르면 양국은 협정 체결일로부터 6개월 이내에 자국과 동맹국 구매자들에게 최종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조치에 나선다.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타격을 입은 미국은 공급망 구축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일본의 국방정책 강화에 지지를 표시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회담에서 방위비 증액 속도를 높이고 3대 안보 문서 개정 등으로 방위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로 늘리는 시점을 2년 앞당기기로 공언한 바 있다. 미일은 이날 조선업 능력 확대를 위한 협력 각서도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선박 건조에서 일본과 협력할 것이며 많은 배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황금 골프공과 아베 전 총리가 쓰던 골프 장비를 건네는 등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모두발언에서도 "태국과 캄보디아의 정전에 성공해 아시아의 평화에 기여했다"며 "앞서 중동에서의 합의 실현도 유례없는 역사적 위업이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다.

한편 이날 오후 미일 정상은 미국 대통령 전용 헬기 '마린원'에 동승해 요코스카 미 해군 기지를 방문했다. 이례적으로 외국 정상이 '마린원'에 동승하는 모습을 보이며 미일 정상 간 유대를 과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총리는 미국 원자력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에도 함께 올라 동맹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항모 강당 연설에서 장병들에게 "미일 동맹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관계"라며 "나가서 도요타 차를 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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