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정, '고래 나무 물사슴' 캔버스에 유채, 259.1x387.8cm(2025). 학고재 제공 작가 김은정(39)의 개인전 '말, 그림'이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11월 8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말, 그림'이라고 한 이유에 대해 "단어나 문장 등 언어로 개념화되기 전의 감각과 존재를 그림으로 드러내고 싶었다"며 "시 같은 그림을 그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학고재에서 두 번째로 여는 개인전으로, 햇빛과 바람, 구름 등 풍경과 인간의 감정을 다양한 색채로 그린 회화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김은정, '고래를 보러가자', 캔버스에 유채, 116.8x91cm(2025). 학고재 제공 큰 나무가 우거진 산에 폭포수가 떨어지고 고라니가 신나게 뛰논다. 공작, 오리, 개와 더불어 한쪽에는 고래가 있는 몽환적 세계가 펼쳐져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작업실 근처에 사는 동물들과 이전에 살았던 동믈들을 다 섞어서 한번 같이 모이는 장을 한번 그려보자"는 의미였다고 했다.
작가는 책장을 펼 때 하나의 그림을 좌우 페이지에 담은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 세로로 긴 두 개의 캔버스에 나눠 담았다.
작가 김은정(39)의 개인전 '말, 그림'이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11월 8일까지 열린다. 곽인숙 기자 작가는 "그림은 언제나 전체 중 일부이고, 그림 밖 보이지 않는 바깥세상과 이어져 있다"며 "두 그림 사이의 작은 간격에도 새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다"고 설명했다.
작가 김은정(39)의 개인전 '말, 그림'이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11월 8일까지 열린다. 학고재 제공 한 장면을 하나의 큰 캔버스에 그리기보다는 여러 개의 캔버스에 나눠 그린다.
'고래 나무 물사슴'이 두 개의 캔버스에 그린 그림이라면 '부리 물고기 뿌리'는 6개의 캔버스에 나눠 그린 뒤 합쳐 놓았다. 여섯 개를 합치면 한 작품이 되지만 각각 독립적인 작품으로도 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김은정, '부리 물고기 뿌리', 나무에 배접된 종이에 유채,한지, 182x350.4cm(2024). 학고재 제공 큰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 뒤 이 그림에 있는 일부 장면만 떼어다가 작은 캔버스에 다시 그리거나, 크게 그렸던 그림을 작은 캔버스에 축소해 그리기도 한다.
눈 내린 풍경을 큰 캔버스에 담은 '숲 얼굴 바위' 중간에는 여성 조각상이 등장한다. 작가는 이 여성 조각상만 작은 캔버스에 다시 그려 넣은 뒤 '기도'라는 이름을 붙였다.
김은정, '말하는 사람', 캔버스에 유채, 33.4x21.2cm(2025). 학고재 제공 "이거 누구인지 아시겠어요?"
작가가 묻자 누군가 "한강"이라고 말했다.
작가는 "'팬심'으로 그렸다"며 수줍게 웃어보였다.
스웨덴에서 검은 드레스를 입고 노벨상 수상 소감을 발표하는 모습이다.
작가 김은정(39)의 개인전 '말, 그림'이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11월 8일까지 열린다. 학고재 제공 작가는 "'말'이라는 논리의 세계로 들어가기 전, 이해하거나 설명하기 이전의 상태에서 나는 '그림'을 통해 지각(존재)의 방식을 드러내고자 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이미지를 감각적으로 소비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이 사유와 감각의 차원에서 작품과 마주하도록 한다.
김은정, '여름샤워', 캔버스에 유채,33.4x21.2cm(2025). 학고재 제공 김은정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일반대학원 조형예술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16년부터 '찬다 프레스'를 설립·운영하며 여러 권의 책을 펴내기도 했다.
작가 김은정(39)의 개인전 '말, 그림'이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학고재에서 11월 8일까지 열린다. 학고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