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후임자를 5명으로 압축했고, 연말 전에 새 의장을 발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이동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취재진들에게 "다음 달에 2차 면접을 실시한 뒤, 트럼프 대통령에게 압축된 명단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이 밝힌 5명의 후보는 현 연준 이사인 크리스토퍼 월러와 부의장 미셸 보우먼, 전연준 이사인 케빈 워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케빈 하셋과 새로 후보로 떠오른 블랙록의 임원인 릭 리더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전용기에서 파월 의장에 대한 비난을 늘어놓으며 "연말 전에 후임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차기 연준 의장은 내년 2월 1일에 시작되는 14년 임기의 연준 이사로 먼저 지명될 가능성이 높다. 해당 자리는 아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자리였다.
다만 쿠글러 이사가 임기를 6개월 남겨 놓고 돌연 사임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그 자리에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지명한 바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파월 의장이 지난 여름 금리를 인하하는 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자 트럼프 대통령은 9~10월에 후임자를 선정해 발표하는 방안을 고려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은 지난 달 1년 여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후 첫 금리인하였다.
전통적으로 백악관은 현직 연준 의장의 임기 만료 약 3~4개월 전에 새로운 의장을 발표해왔다.
조기 발표는 새 의장의 성향에 따라 향후 금리 전망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오는 28~29일 예정된 가운데, 시장에서는 이번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다만 현재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에서 1%포인트나 상회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를 지나치게 인하하는 것에 신중해야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