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왕' 신해철, 오늘 11주기…李 대통령 "시대의 음악인이자 양심"

2014년 10월 27일 사망한 가수 신해철. 사진공동취재단

'마왕'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가수 신해철이 오늘(27일) 11주기를 맞았다.

이재명 대통령은 11주기 하루 전인 26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고인을 추모했다. 이 대통령은 "시대의 음악인이자 양심이었던 故신해철님은 청년들에게는 '생각하는 힘'을, 기성세대에게는 '성찰할 용기'를 일깨워 준 상징적 존재"라고 썼다.

이 대통령은 "그가 세상에 던진 질문은 결코 가볍지 않았다. 누구도 쉽게 답하지 못하는 문제, 모두가 외면하던 불완전한 현실에 정면으로 맞서며 우리에게 두려움 대신 용기를 택하자고 말해주었다. 음악으로 고립된 이들의 손을 잡았고, 상처 입은 이들과 걸음을 맞추며 함께 걸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술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가' 본질적 질문을 다시금 생각한다. '정치가 아닌 예술이 바로 치유의 힘이다.' 지난달 별세한 배우 로버트 레드포드의 말도 떠오른다. 그가 꿈꾸던 자유롭고 정의로운 세상,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공동체는 여전히 우리 앞에 놓인 과제다. 그의 삶이 전하는 메시지는 앞으로도 우리가 나아갈 길을 밝혀주는 등불이 되리라 믿는다"라고 글을 맺었다.

같은 날 방송한 '2025 MBC 대학가요제 - 청춘을 켜다'에는 신해철의 자녀들이 출연해 루시(LUCY)와 함께 '그대에게' 무대를 함께 꾸몄다.

아들 신동원씨는 "벌써 아버지 기일이 10번이 넘게 지나갔다. 아직까지 기억해 주시고 챙겨 주시는 아버지 팬분들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딸 신하연씨는 "사실 제 기억 속에 아빠 팬분들은 우는 모습으로 많이 남아있다. 그래서 어… 오늘 무대를 웃으면서 즐겨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이제 그런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라고 해 객석을 뭉클하게 했다.

1988년 MBC 대학가요제에 그룹 무한궤도로 참가해 '그대에게'로 대상을 받으며 가요계에 데뷔한 신해철은 록 밴드 넥스트(N.EX.T)를 이끌었다. 프로젝트 그룹 노땐스(Nodance)와 밴드 비트겐슈타인(Wittgenstein)으로 여러 음악 실험을 벌이기도 했다.

'민물장어의 꿈' '내 마음 깊은 곳의 너' '슬픈 표정 하지 말아요' '일상으로의 초대' '날아라 병아리' '힘겨워하는 연인들을 위하여' '히어, 아이 스탠드 포 유'(Here, I Stand For You) '인형의 기사' '재즈카페' '해에게서 소년에게'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 등 수많은 곡으로 사랑받았다.

MBC 심야 라디오 프로그램 '고스트 스테이션'의 DJ로 오랫동안 청취자와 소통해 온 신해철은 여러 사회적 사안에 가감 없이 본인 의견을 펼치는 '소셜테이너'로 활약하기도 했다.

신해철은 지난 2014년 10월 27일 저산소 허혈성 뇌 손상으로 사망했다. 장협착 수술을 받은 지 20일 만에,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인해 심폐소생술을 받고 의식불명 상태로 지낸 지 5일 만이었다.

신해철의 유족은 신해철의 위 밴드 수술을 집도했다가 열흘 뒤 사망하게 한 집도의 A씨를 상대로 의료 소송을 제기했고, A씨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지난 2018년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실형을 받고 의사 면허가 취소된 바 있다.

올해 2월 또 다른 의료 사고로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은 A씨는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금고 1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신해철 사망 후 의료사고에 관한 관심이 높아져, 국회는 '신해철법'이라 불리는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을 2016년 5월 통과시켰다. 개정안은 의료사고로 사망하거나 중·상해를 입은 피해자의 경우, 의료인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분쟁 조정 절차를 진행할 수 있게 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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