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총수부터 젠슨황까지 APEC 집결…'깜짝 빅딜' 기대도

[APEC 2025 협력과 경쟁⓸]
CEO 서밋, 산업계 스타들이 밝히는 기회의 장

연합뉴스

▶ 글 싣는 순서
①한미협상 타결 임박? APEC 노딜 가능성도
②발표만 남았다…원자력협정 개정 '숙원' 이뤄지나
③트럼프 "北은 뉴클리어 파워, 만나고 싶다"…김정은 선택은?
④ 4대그룹 총수부터 젠슨황까지 APEC 집결…'깜짝 빅딜' 기대도
(계속)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엔비디아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의 기업 리더들도 경북 경주에 총집결해 인공지능(AI) 시대 전략 등 산업계 핵심 이슈를 논의하고, 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정상회의와 연계돼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민간포럼인 APEC 최고경영자 회의(CEO 서밋)에는 국내 대기업 총수들을 비롯해 국내외 재계 리더 17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이들이 어떤 협업 구상을 만들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특히 APEC 21개 회원국의 정상과 고위 인사들도 참석 기업인들과 대면할 예정이어서, CEO 서밋은 미중 갈등과 맞물린 불확실한 무역 환경 속 활로를 찾는 산업 외교의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태평양 최대 규모 CEO 회의'…글로벌 산업 리더 1700여명 경주로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주관하는 APEC CEO 서밋은 경주 예술의전당과 화랑마을에서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열린다. 1996년 필리핀 APEC 정상회의 때 기업 참여 확대를 목적으로 출범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최대 규모 기업인 회의다.
 
CEO 서밋 의장을 맡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혁신과 역동적인 경제로 유명한 한국은 에너지 전환, 디지털과 AI 혁신, 무역, 생명공학 등 핵심 이슈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 이상적인 무대"라며 "이번 서밋은 아시아·태평양 지역 비즈니스의 미래를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영향력 있는 대화의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CEO 서밋의 주제는 '브릿지, 비즈니스, 비욘드'(3B)로, 경계를 넘어 혁신적 기업 활동을 통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하자는 비전이 담겼다. 총 20개 세션과 특별연설, 정상연설 등에는 85명의 연사가 참여해 AI와 반도체, 금융, 문화산업, 디지털화폐, 에너지 전환, 공급망 등 다분야의 글로벌 의제를 논할 예정이다.
 
참석자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테크 분야에서는 글로벌 AI 칩 선두주자로 꼽히는 엔비디아의 젠슨황 CEO가 31일에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어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맷 가먼 아마존웹서비스 CEO와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안토니 쿡·울리히 호만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도 CEO 서밋 기간 연사로 나서 AI와 디지털 전환의 미래를 제시한다.
 
금융·제조·에너지 분야에서는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호아킨 두아토 존슨앤존슨 CEO, 다니엘 핀토 JP모건 부회장, 도쿠나가 도시아키 히타치 CEO, 쩡위췬 CATL 회장 등도 온다.
 

국내 4대그룹 총수들도 총출동…"정상회의 결과 맞물려 빅딜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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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적 행사로 준비된 CEO 서밋에는 해외 기업 거물 뿐 아니라 국내 4대 그룹 총수들도 총출동한다. 의장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현장에서 누구와 만나 어떤 협업을 논의할지도 주요 관심 포인트다.
 
특히 15년 만에 한국을 찾는 엔비디아의 황 CEO는 5천억달러 규모의 매머드급 AI(인공지능)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의 핵심 인사인 만큼,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삼성전자 이 회장, SK그룹 최 회장과의 만남과 관계 강화 관측도 적지 않다. 스타게이트를 주도하는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도 참석하게 되면 한국에서 '글로벌 거대 AI 동맹'이 부각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경주 CEO 서밋이 과거 회의와 다른 차별점은 참여국 정상 또는 고위 인사와 기업인들 간 일대일 비즈니스 직접 소통이 이뤄진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서밋 기간인 29일부터 1박2일로 경주를 찾아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는데, CEO 서밋에서 기조연설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백악관이 밝혔다. 이를 계기로 기업인들과 깊은 대화가 이뤄질지도 서밋의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과 미국 현지에서 전례 없는 골프 회동을 갖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국 방문에 대해 모두의 기대가 크고, 모두가 합심해 준비를 잘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져 추가 스킨십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에는 방한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미중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으로, 한미, 미중 정상회담 결과 무역 긴장이 다소 해소될 경우 CEO 서밋 논의의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상 간 논의 결과에 따라 기업 간 깜짝 빅딜 약속 같은 게 나올 가능성도 있는 것"이라며 "그렇게되면 세계 경제에 상당히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첨단 기술력 알리는 기회의 장…국내 주요 기업들, 날개 펼친다


CEO 서밋은 기업들이 기술 경쟁력을 세계로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도 활용된다. 서밋 부대행사로서 대한상의와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KEA)가 주관하는 '케이테크(K-Tech) 쇼케이스'에서는 삼성전자, LG전자, SK그룹, 현대자동차가 첨단 기술과 신제품을 뽐낸다.
 
삼성전자는 이 행사에서 두 번 접히는 폴더블폰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처음 공개하고, SK그룹은 AI 데이터센터 비전을 소개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그룹이 주관하는 서밋 부대행사 '퓨처테크포럼 AI'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한국의 AI 생태계 육성 경험도 공유한다.
 
APEC 정상회의 기간 각국 정상과 고위 관계자들의 의전을 위해 192대의 차량을 지원하는 현대차그룹은 CEO 서밋에서 수소 관련 세션을 진행하는 한편, 케이테크 쇼케이스 전시를 통해 친환경차 기술력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 시내버스 70대에 APEC을 알리는 래핑광고를 진행하는 등 국내외 홍보활동에 힘을 실어왔던 LG는 정상회의 메인 무대 인근 야외 대형 전시 공간에서 첨단 TV 기술을 집약한 투명 무선 OLED 샹들리에 등을 전시한다.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은 30일 CEO 서밋에서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왕양빈 보바일 CEO와 '지속가능한 혁신을 위한 차세대 AI 로드맵'을 주제로 세션도 진행한다.
 
한화그룹의 방산 3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시스템, 한화오션은 국립경주박물관에서 방위산업을 주제로 퓨처테크포럼을 연다. 한화큐셀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친환경 에너지'를 주제로 세션 기조연설을 맡아 AI 운영 기반 에너지 최적화 기술을 소개할 예정이다.

대한상의와 딜로이트의 공동 분석 결과 이번 APEC의 경제효과는 약 7조 4천억 원, 고용 창출은 2만 2천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2025 APEC CEO 서밋은 우리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을 새로운 기회로 바꾸는 실질적 협력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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