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北 만나고 싶다" 메시지에…공은 다시 북한으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만나고 싶다…北 뉴클리어 파워"
"트럼프 대통령 발언, 강한 북미 대화 촉진의 메시지"
북한 어떻게 반응할까…가능성 낮지만 2019년처럼 반응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고 싶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면서 북한의 호응 여부가 주목된다.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아시아 순방길에 나서며 백악관에서 기자들이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을 묻자 "그렇게 하고 싶다. 그(김 위원장)는 우리가 그쪽으로 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대화 의지를 밝혀 왔지만 아시아 순방길 직전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직접적으로 밝혀 주목된다. 북한이 지난 22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다시금 대화 의지를 강조한 것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고도화된 핵능력을 인정함으로써 북한의 대화 조건을 일부 수용하는 듯한 발언도 내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안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그들(북한)이 일종의 '뉴클리어 파워'(nuclear power·핵무기를 가진 국가)라고 생각한다"며 "그들이 뉴클리어 파워로 인정받아야 한다고 말한다면 글쎄, 그들은 핵무기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나는 그 점을 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북한을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하에 합법적 핵보유국(nuclear-weapon states·현재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으로 인정하는 것과는 다르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다는 현실을 언급함으로서 북한이 요구하는 '핵보유국 지위 인정'을 절충, 언급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김 위원장 측에) 알려줬다"며 물밑 접촉 가능성을 내비쳤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순방길에 핵 보유를 언급한 것은 APEC 정상회의 기간 김 위원장과의 만남에 있어 분위기를 조성하고 강력하게 만남을 희망하는 '북미 대화 촉진'의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대화 의지를 밝히면서 'APEC 정상회의 계기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란 공은 다시 북한으로 넘어갔다.

북한은 미사일 발사 후에도 직접적인 대미 비난은 자제해 왔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9월 21일(최고인민회의 연설) 이후에 메시지를 굉장히 잘 관리하고 있다고 본다"며 "미국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현재 중국, 러시아와 단단한 동맹을 과시하고 있고, 비핵화 의제로는 대화에 나설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한 미국의 구체적인 유인 메시지가 없다면 북미 정상회담은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에도 불구하고 북미가 이번 APEC 정상회의 계기 만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의 뒷배를 가지고 있고 현재 체제에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현 시점에 만나서 어떤 이익이 있을까에 대한 김 위원장의 계산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대화에 응하든, 응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도착하는 29일까지는 어떤 방식으로든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19년처럼 긍정적인 메시지로 응답할 경우 북미 정상회담이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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