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시아 원유 수입 일시 중단…美에 화해 제스처?

연합뉴스

미국이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2곳에 대한 제재를 발표하자 중국 국영기업들이 러시아산 해상 원유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 희토류 문제 등으로 미국과 갈등을 빚던 중국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은 24일 미국이 러시아의 두 대형 석유 회사인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에 제재를 가한 뒤 중국의 국영 석유 대기업들이 러시아 해상 원유 구매를 중단했다고 여러 무역 소식통이 전해왔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국영 페트로차이나와 시노펙,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등 국영 석유기업들은 제재 우려로 인해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러시아 해상 원유 거래를 자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은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러시아 해상 원유를 하루에 약 140만 배럴 정도 수입하며 이 가운데 상당량은 중국의 소규모 석유 기업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영 석유기업들의 수입량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평화협정 논의에 러시아가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두곳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이에 러시아산 원유 최대 수입처 가운데 한 곳인 인도가 먼저 러시아의 해상 원유 수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하라는 미국의 강한 요구에도 꿈쩍하지 않았던 중국이 이번 제재 이후 돌연 러시아산 원유 구입을 중단한 것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화해의 제스처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개막 전날인 오는 30일 한국에서 첫 정상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에 앞서 말레이시아에서 24~27일 미중 5차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린다.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 강화 이후 미국이 중국에 100% 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하는 등 양국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정상회담이 열리는 만큼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구매 중단을 비롯해 갈등을 봉합하려는 움직임이 물밑에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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