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9억 시민 자산 흉물로 전락"…옛 신양파크 활용 공방

박미정 시의원 "무등산 난개발 방지 위해 매입, 행정 방치로 시민 신뢰 무너져"
강기정 광주시장 "매입 목적 불명확… 369억 들일 건물 아니었다"

광주광역시의회 더불어민주당 박미정 의원. 광주시의회 제공

무등산 자락 '옛 신양파크호텔' 부지 활용을 둘러싸고 광주시와 시의회가 공방을 벌였다.

광주시가 369억원을 들여 매입한 해당 부지를 3년째 방치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매입의 당위성을 둘러싼 시장의 반론이 맞섰다.

더불어민주당 박미정 의원(동구2)은 22일 광주시에 대한 시정질문에서 "무등산 난개발을 막기 위해 시민 뜻으로 매입한 부지가 잡초와 먼지 속에 흉물로 변했다"며 "행정의 무관심이 시민 신뢰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의원은 "광주시는 무등산의 상징성과 공익적 가치를 지키겠다며 369억원을 들여 부지를 샀지만, 지금은 공사 자재 적치장처럼 방치돼 있다"며 "무등산은 광주의 정신이자 시민의 자존심인데, 시민 자산이 흉물로 남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체부의 타당성 용역조차 시작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라는 구호만 외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시민 공감과 절차적 정당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또 "민선7기 당시 구성된 '무등산 난개발 방지 및 신양파크호텔 공유화를 위한 민관정위원회' 합의가 민선8기 들어 사실상 무시됐다"며 "행정의 연속성을 스스로 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위원회를 재구성해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강기정 시장은 "난개발 방지라는 취지는 훌륭하지만 꼭 매입을 통해서만 가능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은 여전하다"며 "목적이 아무리 좋아도 과정이 명확하지 않으면 되짚어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강 시장은 "해당 호텔은 369억원이라는 거액을 들일 만한 건물이 아니었다"며 "꼭 샀어야 했는지,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 광주관 유치 구상을 두고도 양측은 시각차를 보였다.

강 시장은 "민·관·정 회의가 16차례 열렸지만 명확한 대안이 없어 시가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한 반면, 박 의원은 "시의 일방적 구상으로, 위원들도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소통 부재를 지적했다.

다만 강 시장과 박 의원은 민·관·정 위원회가 최근 사실상 중단된 데 대해선 문제를 인식하고, 조만간 재구성과 회의 소집에 뜻을 함께했다.

박 의원은 "무등산의 난개발을 막는 일은 행정의 의무이자 미래세대를 위한 도시의 책임"이라며 "시민참여형 생태문화공간으로 조성해 '광주다움'이 살아 있는 행정의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