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주식시장 '신고점 랠리' 언제까지…힌트는 '국제유가'

코스피·나스닥·니케이225·가권 등 전 세계 증시 '랠리' 중
WTI 올초 대비 27% 하락…배럴당 57달러 연저점 임박
인플레 '제동' 美 금리인하 기대↑…공급과잉에 상승전환 '제한'

연합뉴스

연저점 수준인 '국제유가'가 코스피를 비롯한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주식시장 사상 최고치 달성의 '숨은 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당분간 유가 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인 만큼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24% 오른 3823.84로 장을 마감했다. 한때 3893.06까지 올랐지만, 사상 첫 3900고지 달성의 영광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다만 이날 코스피 기록은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다. 나스닥(미국)과 니케이225(일본), 가권(대만) 등도 이달 들어 역사상 최고점에 올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가운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주식시장의 랠리를 이끄는 요소로 꼽힌다.
 
이 같은 랠리를 견인하는 한 축이지만, 주목받지 못하는 주인공은 '국제 유가'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 최근 배럴당 57.45달러로 지난 5월 기록한 연저점인 57.23달러에 근접했다. 미국의 관세부과 불확실성이 절정이던 지난 1월 79.16달러보다 27.4% 하락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원유 수요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벨 평화상 수상을 위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끝낼 것이란 기대감이 유가 하락을 이끄는 분위기다.
 
이 같은 유가 하락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제한하며 이는 기준금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즉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상당한 가운데, 이 같은 결정을 내리는데 유가라는 큰 장애물이 사라진 셈이다. 
 
신한투자증권 김성환 연구원은 "유가는 수요 개선보다는 공급이 불편해질 때 오르고 한번 상승하면 주식시장에 우호적인 다른 인플레, 예를 들면 반도체 가격 상승을 압도할 만큼 상승률이 높다"며 "이로 인해 인플레가 발생한다면 주식시장에 좋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실제로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전쟁이 발생하자 유가는 한때 130달러를 돌파하는 등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당시 S&P500은 4800선에서 3490대까지 27% 하락했다.
 
미중 무역 협상이 이어지면서 유가의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내년 6월까지 하루 평균 320만배럴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공급과잉 때문에 유가의 상승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키움증권 심수빈 연구원은 "무역 긴장이 추가로 확대되지 않는다면 유가도 반등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유럽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란 제재 등 공급 불안을 자극할 요소도 상존한다"면서도 "과잉 공급으로 원유 재고가 안정적인 만큼 유가의 반등은 최근 하락을 되돌리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주식시장을 괴롭힌 '인공지능(AI) 고점론'도 힘을 잃는 추세다. 
 
하나증권 김두언 연구원이 분석한 결과, IT 버블은 2000년부터 2002년은 기업의 이익이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차입을 통한 무분별한 투자가 원인이 됐다. 당시 주식시장 상위 7개 기업의 평균 순부채 비율은 –9.6%였는데, 최근 '매그니피센트 7(M7)'은 –17.7%다. 
 
김 연구원은 "AI 붐 기업이 과거 IT 버블 시기 선도 기업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더 많다는 의미"라며 "현재 M7 기업의 순이익률 평균은 28.9%로 과거 IT 버블 시기와 다르게 기업들이 돈을 벌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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