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 경험 없는 업체와 계약한 코레일···납품 지연에 중량 초과

한국철도공사,150km/h 전기동차 제작 경험 없는 다원시스와 계약
ITX-마음 납품 지연으로 노후차량 유지보수비 등 53억 원 발생
국회 국토교통위, 해당 자료 검토한 뒤 법적 조치

박용갑 의원실 제공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시간 당 150km 철도차량 제작 경험이 없는 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차례 납품이 지연돼 노후 차량 보수비로 50억 원 이상이 나가고, 코레일이 제시한 기준과 다르게 차량을 납품하기까지 했다.

2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코레일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박용갑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중구)은 "한국철도공사가 시간당 150km 철도차량 제작 경험이 없는 업체와 계약을 했고, 납품은 수차례 지연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이 분석한 '다원시스-한국철도공사 ITX-마음(EMU-150) 구매 계약 및 납품 현황' 자료를 보면 코레일이 지난 2018년과 2019년 다원시스와 ITX-마음 구매 계약을 최초로 체결할 당시, 다원시스는 150km/h 이상 전기동차 제작 경험이 전혀 없었다.

코레일은 당시 2018년 12월 31일 2천716억 원에 ITX-마음 150칸 계약을 체결했고, 2019년 11월 10일에는 4천4억 원에 ITX-마음 208칸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2년 12월 11일까지 납품을 끝내기로 한 ITX-마음 150칸은 2년 10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30칸이 납품되지 않았고, 2023년 11월 10일까지 납품을 완료하기로 했던 ITX-마음 208칸은 1년 11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188칸이 납품되지 않았다.

박 의원은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이 납품 지연으로 기존 노후차량을 정밀 안전 진단, 유지보수를 거쳐 연장 사용하고 있는데, 내년까지 53억 원을 노후 차량 유지보수비 등으로 빠져 나간다"고 말했다.

다원시스가 납품한 차량도 코레일이 당초 제시한 기준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

한국철도공사는 다원시스에 ITX-마음을 공차 기준 190톤으로 제작하도록 요청했지만, 중량이 당초 기준치를 15톤 초과한 205톤으로 제작됐다.

코레일은 중량 초과된 열차 운행으로 향후 25년간 110억 6천14만 원의 입석 승객 운임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 한국철도공사와 ITX-마음 검사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등은 다원시스가 제작한 ITX-마음의 중량 초과 문제에 대해 적합 판정을 했고, 국토교통부도 형식승인증명서를 발급해줬다.

이와 관련해 정정래 한국철도공사 사장 직무 대행은 "지난 9월 다원시스에 대해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맹성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은 "이 사안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 계약과정부터 업무 추진 과정 자체가 일탈했다"며 "근본적으로 철도수송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날 출석한 윤진환 국토교통부 철도국장은 이와 관련해 "철도공사와 의논해서 개선할 사항이 있다면 보고하겠다"고 말했는데, 맹 위원장은 "그냥 넘어갈 사안이 아닌 만큼 국토교통부 철도국과 코레일이 지금까지 추진 현황과 문제점을 국토교통부 국감 종료 때까지 보고해달라"고 말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해당 자료를 검토한 뒤 추가적으로 필요한 법적 조치도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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