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전당, '탄생 100주년: 로버트 알트먼 사용법' 개최

영화의전당 제공

영화의전당 시네마테크는 21일부터 29일까지 탄생 100주년: 로버트 알트먼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별전은 1970년대 미국 뉴 할리우드의 흐름을 새롭게 정의한 거장 로버트 알트먼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다. 40여 년에 걸친 그의 영화적 여정 속에서 분열되고 아름다우며 위태로운 미국의 풍경을 독창적인 미학으로 그려낸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자유로운 영화 세계를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로버트 알트먼(Robert Altman, 1925.2.20~2006.11.20)은 1970년대 미국 영화의 흐름을 뒤바꾼 뉴 할리우드의 거장이자, 전통적인 할리우드 서사 구조를 해체한 혁신가로 평가된다. 텔레비전 드라마 연출자로 출발한 그는 마흔다섯의 나이에 전쟁 풍자극 <야전병원 매쉬>(1970)로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군대의 위선과 관료주의를 비틀어낸 이 작품은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며 알트먼을 단숨에 주목받는 감독으로 만들었다.

이후 알트먼은 서부극, 누아르, 뮤지컬 등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미국 사회의 신화와 대중문화를 해체하는 실험적 시도를 이어갔다. 1970년대 대표작들은 공동체의 혼란과 인간 군상의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포착하며, 뉴 할리우드의 가장 독창적인 작가로서의 위치를 확립했다.

1980년대에는 흥행 실패와 제작난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1990년대 <플레이어>(1992)와 <숏컷>(1993)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그는 다층적 인물 구성과 풍자적 유머를 결합해, 미국 사회를 냉소적이면서도 인간적인 시선으로 그려냈다. 평생 타협을 거부하고 자신만의 집단 서사와 실험적 리얼리즘을 추구한 알트먼은, 미국 영화사에서 가장 자유로운 영혼이자 대담한 이단자로 남았다.

이번 '탄생 100주년: 로버트 알트먼 사용법'에서는 3개 섹션을 통해 작품 9편을 상영한다. '할리우드의 아웃사이더' 섹션에서는 하늘을 나는 것을 꿈꾸는 청년을 통해 자유에 대한 열망과 사회의 부조리를 풍자한 블랙코미디'운명의 맥클라우드'(1970), 서부극의 신화를 뒤집으며 인간의 욕망과 허무를 사실적으로 그려낸 '맥케이브와 밀러 부인'(1971), 냉소적인 탐정의 시선을 통해 1970년대 미국의 윤리적 붕괴를 그린 느와르 '긴 이별'(1973)을 선보인다.

'군상극의 개척자'에서는 24명의 인물이 교차하며 국가와 개인, 정치와 대중문화가 뒤엉킨 미국의 초상을 담은 '내쉬빌'(1975)과, 할리우드 영화 산업의 권력 구조와 위선을 풍자한 '플레이어'(1992)를 상영한다.

'여성 심리극' 섹션에서는 고독과 욕망이 교차하는 인간 내면의 불안의 세계를 그린 '공원에서의 추운 하루'(1970), 여성의 내면 불안 자아분열 사회적 고립감을 시각적이고 감각적인 방식으로 탐구한 심리 스릴러 '이미지들'(1972), 세 여인의 뒤바뀐 자아 속에서,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여성 내면을 그린 '세 여인'(1977)을 선보이며, 1950년대 제임스 딘 팬클럽 회원들이 미혼모와 성전환 여성을 중심으로 재회하는 이야기 '파이브 앤 다임 상점으로 돌아와, 지미 딘'(1982)도 만날 수 있다.

작품의 이해를 돕기 위해 21일 오후 '맥케이브와 밀러 부인' 상영 전, 본 기획전을 기획한 박은지 시네마테크 프로그래머가 기획의도, 방향성 등을 직접 소개하는 '프로그래머 인사이트'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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