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간디로 불린 민족지도자 고당 조만식 장로 75주기 추모예배가 어제(19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됐습니다.
일제강점기와 광복 후 극심한 혼란기에도 신앙의 절개를 지키며 민족과 교회를 위해 죽음을 피하지 않았던 고당의 애국신앙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송주열 기자의 보돕니다.
[기자]
3.1독립운동과 물산장려운동, 오산학교와 숭인학교, 신간회 그리고 평양 산정현교회.
고당 조만식 선생의 생애를 설명하는 단어들입니다.
독립운동가이자 교육가로 민족의 자주 독립정신을 고취하고 민족 계몽에 앞장섰던 고당은 평양 산정현교회를 중심으로 민족운동을 전개해나갔습니다.
민족의 암흑기 오직 교회와 민족만 생각했던 고당 조만식 선생의 애국애족 신앙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녹취] 김관선 목사 / 산정현교회
"IMF때 신문 광고를 냈어요. 어디 고당 같은 분 없으십니까? 그 광고 카피를 생각하면서 많이 묻고 또 물었습니다. 너는 어떻게 살고 있냐? 지금 이 시점도 마찬가지다. 고당 같은 분이 있었으면 지금의 이 혼란함과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도 잘 극복되지 않을까 그래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고당이 됐으면 좋겠다"
신사참배 반대운동에 앞장 선 산정현교회의 장로였던 조만식 선생은 일제의 갖은 탄압과 회유에 변절했던 이들과 달리 변함없이 교회와 민족을 위한 주어진 사명을 다했습니다.
고당은 해방 후 극심한 혼란기에도 외세에 의한 신탁통치를 반대했고, 공산당에 의해 구금된 상황에도 교회와 북한 동포 곁에 머무르다 인민군에 의해 처형당했습니다.
[녹취] 백의현 목사 / 모두의교회 (75주기 추모예배 설교)
"그러나 장로님의 눈물의 기도 가운데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남과 북이 평화롭게 함께 사는 일입니다. 저는 이것이 고당 조만식 장로님께서 신앙의 후손들에게 남겨주신 사명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 분처럼 눈물의 기도로 민족의 미래를 세우는 일에 앞장서 나갑시다."
산정현교회 신앙유산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일사각오' 주기철 목사와 함께 교회와 민족, 이웃과 사회를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된 고당 조만식 선생의 애국신앙이 청년들에게도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유리 청년 / 산정현교회
"조만식 장로님과 숭실대 동문이기도 해서 조만식 기념관에서 자주 수업을 들었었는데 장로님의 정신을 이어받아서 저도 이 땅에서 기독교정신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다짐하고 저도 어떻게 고당처럼 살아갈 수 있는 지 생각했던 시간이 됐습니다."
고당 조만식 장로 75주기 추모예배에는 산정현교회 교인 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오산고등학교 이호승 교장이 인사말을 전했습니다.
고당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기도 한 김관선 목사는 "일제와 소련 권력의 압박 속에서 신앙과 민주주의 원칙을 끝까지 지켜낸 인물"이라며, "무엇이 진정한 애국신앙인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습니다.
CBS 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서원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