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은 좀 부담스럽다고"…김건희 측근 딸 '학폭위 녹취' 첫 공개

경기교육청 국감서 학폭위 녹음파일 공개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 딸 학폭 관련 논의
가해학생 강제전학-학급교체 놓고 의견

김승희 전 의전비서관의·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 연합뉴스·사진공동취재단

20일 열린 경기도교육청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씨 측근 딸의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를 심의한 위원들의 녹음파일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녹음파일에는 위원들이 김승희 전 대통령실 의전비서관 딸의 징계 수위를 논의하면서 '강제전학'과 '학급교체'를 놓고 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는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은 '무마 의혹'이 제기됐던 성남교육지원청의 학폭위 녹음파일을 재생했다.

해당 녹음파일은 2023년 9월 21일 녹음된 것으로,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이 각각 진술 후 퇴장한 뒤 학폭위원들이 징계 여부와 수의를 논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녹음파일 속 위원들은 최고 수위인 '강제전학'과 그 아래 단계인 '학급교체'를 놓고 논의했다.

한 위원은 "강전(강제전학)에 대한 부분은 지금 과장도 좀 부담스러워 하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또다른 위원은 "이 아이(가해학생)를 봤을 때 전학이 나을지" "○○○ 장학사님은 과장님 말씀 무시하고 알아서 내리라고 했고. 많이 어린 것 같다는 얘기는 했다"고도 했다.

백 의원은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당일 위원들이 학폭위를 시작하고 나서 '심각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과장님이 강제전학 조치가 나오면 안된다고 했다'는 말을 하는데, 그런 말을 본인이 판단해서 했겠나"라고 주장했다.

이어진 녹취에서 한 위원은 "도(경기도교육청)에다가 문의했는데 '초등학생은 성(性) 사안이 아니면 강제전학을 내린 적이 없다'고 했다"며 "학급교체에 대해선 '이건 더 의미가 없는 것 아니냐'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백 의원은 "여기서 주목할 점은 학폭 사안에 대해서 도교육청과 지원교육청이 면밀하게 소통하면서 결과 조치에 대해서까지 논의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라며 "김 전 비서관의 학폭위 과정이 상식적인가 비상식적인가"라고 했다.

이어 "점수가 16점부터면 강제전학이고 15점은 학급교체인데 위원들은 학급교체를 결정해놓고 각 항목별로 몇 점을 줄지 30분간 토론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녹음파일은 처음 듣는다. (이런 내용은) 몰랐다"며 "교육감은 학폭위 내용에 대해 알 수도 없고, 개별 사안에 대해서 관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앞서 김 전 비서관의 초등학생 3학년 딸은 2023년 7월 10일과 17일 성남 한 초등학교에서 한 학년 아래 여학생을 리코더나 주먹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학생 신고로 열린 학폭위는 김 전 비서관 딸에게 강제전학(판정점수 16점 이상)보다 한 단계 낮은 학급교체(15점) 처분을 내렸다.

피해학생은 김 전 비서관 딸의 강제전학을 원했지만 1점 차로 한 단계 아래 처분인 학급교체 결정이 나온 것이다. 이를 두고 가해와 피해학생이 동급생이 아닌 상황에서 학급교체는 실효성 없는 처분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 전 비서관은 이벤트 대행사 대표 출신으로 김씨와 2009년 언론대학원 최고위 과정을 함께 수료했으며 대선 때는 윤석열 캠프 홍보기획단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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