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인구 전망, 부산 미래 망친다

잘못된 인구예측 기반한 도시기본계획, 교통기본계획도 혼선 초래

부산시가 2020년을 내다보고 만든 도시기본계획이 현실과 동떨어진 장밋빛 인구 전망에 기초하고 있어, 다른 장기계획인 20년 단위 교통기본계획을 짜는 데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용역이 진행 중인 부산시 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은 오는 2031년까지 부산시 20년 교통정책의 뼈대가 되는 장기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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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중간보고회를 가진 교통기본계획 자료에 따르면 부산시의 인구는 지난해 359만 명에서 오는 2012년 349만 명, 2021년 327만 명, 최종 계획년도인 2031년에는 311만 명으로 줄어든다.


대신 부산을 포함한 경남 김해와 양산, 진해, 울산 울주군 등 부산광역권의 인구는 지난해 470만 명에서 2021년까지 473만 명 수준으로 조금씩 증가하다 2031년이 되면 464만 명으로 정체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교통기본계획은 부산 시내보다는 외곽도시를 연결하는 광역교통수요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는 예측 아래, 부산-양산축, 부산-김해.창원축, 부산-울산축 등 6개 도로와 철도 축을 중심으로 한 광역교통망 구축을 주요과제로 설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날 용역중간보고회 도중 참석자 한 명이 문제를 제기했다. 2020년까지 부산의 장기발전계획을 다룬 ''부산시 2020 도시기본계획''의 인구 추정치와 너무 다르다는 것.

부산시 송영범 도시계획과장은 "부산시 2020 도시기본계획은 2020년까지 인구가 최대 410만 명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돼 있는데 교통기본계획에서 다른 인구 전망치를 사용하면 부산시가 2가지 인구기준을 적용해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며, "상위계획인 2020도시기본계획과 전망치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잘못된 예측이라도 상위계획이니 맞춰라?

2020년까지 부산의 발전방향을 설정한다며, 지난 2004년에 수립한 ''부산시 2020도시기본계획''은 부산인구가 2020년에 410만 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교통기본계획이 그 이듬해인 2021년에 부산인구가 327만 명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한 것보다 80만 명이나 더 많은 수치다.

2020 도시기본계획은 2005년 인구를 382만 명으로 잡고 있고, 내년인 2010년에는 인구가 39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통계청의 주민등록인구통계를 보면 지난 2005년 부산인구는 363만 명으로 도시기본계획 예측보다 20만명 더 적었고, 2010년에는 이보다 더 적은 344만 명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도시기본계획의 인구 전망이 어긋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통계청의 2020년 추계 부산인구가 318만 명인 점을 감안하면, 2020년 인구를 410만 명으로 설정한 도시기본계획보다는 2021년 인구가 327만 명이라고 예측한 도시교통정비기본계획의 인구전망이 보다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부산시에서는 당장 수정해도 모자랄 2020도시기본계획을 고집하고 있는데다, 오히려 "상위계획이니 여기에 맞추라"는 적반하장식 입장을 보이고 있어, 교통기본계획 등 다른 분야의 장기계획을 수립하는데 혼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기계획에 있어서 인구 전망은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된다. 따라서 5년 전에 수립된 2020 도시기본계획의 예측을 고집할 경우 자칫 부산이 제대로 된 미래 대응을 하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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